박용만 "큰 그림으로 보면 너무 이르다" 발언 논란

문재인 정부와 경제계가 처음 만난 8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발언의 진의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이날 박 회장은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의 간담회에 앞선 티타임에서 “큰 그림으로 보면 조금 너무 이르다”며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어떻게 될 건가는 이야기하면서 실현 가능한 방안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발언 당시 박 회장은 무엇이 너무 이른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새 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적극 추진하는 데 대한 재계의 우려를 전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대한상의는 오후에 박 회장의 발언이 새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자료를 냈다. 박 회장 발언이 정부 정책을 비판한 듯한 의미로 해석되며 파장이 일자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비판한 뒤 한바탕 홍역을 치른 것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한상의는 “해당 발언의 진의는 정부 정책에 대해 주무부처 장관도, 구체적인 정책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단체가 이러저런 의견을 말하기에 너무 이르다. 지금은 어떻게 하면 일이 되게 할 수 있나를 공부하고 대안을 연구할 때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정부 정책에 대한 경제계의 의견을 말하기는 이른 시기라는 얘기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진의야 어찌 됐든 경제단체장의 발언 해석을 놓고 벌어진 이번 해프닝은 문재인 정부와 경제계와의 어색한 관계를 보여주는 듯해 씁쓸하다”고 촌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