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돈이 몰려온다"...덜오른 코스닥 본격 상승세 타나

외인 지난달 5,300억 순매수

월간 기준으로 13년래 최대

개인 신용융자 잔액도 4.2조

시장 전체의 절반 넘는 수준

선진 증시 대비 코스닥만 약세

상승장 진입 분석에 무게 실려



코스닥 시장에 돈이 돌며 코스피를 뜨겁게 달궜던 상승세가 코스닥 시장으로 옮겨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던 코스피가 단기 급등 이후 주춤하는 사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코스닥 시장으로 증시 주변 자금이 밀물처럼 밀려 들어오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5월 코스닥에서 월간 기준으로 13년 만에 최대인 5,309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들의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신용융자 잔액은 코스닥 시장에서만 전체의 절반을 넘는 4조2,435억원에 달한다. 시장전문가들은 코스닥이 수급과 심리 모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만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주목했다.

8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53%(3.51포인트) 상승한 669.97에 거래를 마치며 7거래일 연속 연중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최근 코스닥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주체는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지난달부터 시가총액 상위 종목 위주로 순매수를 확대하며 코스닥 시장을 서서히 달아오르게 했다. 올 들어 정보기술(IT)·금융·화학 등 대형주를 쓸어담으며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던 전략을 코스닥에서도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이 순매수한 코스닥 상위 종목을 보면 카카오(035720)가 1,10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휴젤(145020)(816억원), 메디톡스(086900)(641억원), 에스에프에이(056190)(614억원), CJ E&M(130960)(488억원), 서울반도체(046890)(43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과 일치한다. 업종별로도 같은 기간 외국인은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들로 구성된 ‘코스닥100’에 전체 순매금액(5,966억원)의 대부분인 5,096억원을 쏟아부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코스닥에서 순매수를 확대하고 있는 외국인 자금의 성격을 보면 지수 상위 종목들을 바스켓으로 구성해 투자하는 패시브 자금 성격이 짙다”며 “5월 들어 프로그램 매매에서도 외국인은 시장 전체를 사는 비차익거래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은 올 5월 한 달간 코스닥에서 5,309억원을 순매수하며 월간 기준으로는 2004년 4월 이후 최대 규모이자 역대 세 번째 기록을 세웠다.


외국인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 가운데 개인들의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되는 점도 대세 상승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달 7일 기준 코스닥의 신용융자 잔액은 4조2,435억원으로 올 들어 최대치를 연일 경신 중이다.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해 10월 한때 4조3,000억원대까지 올랐지만 바이오·제약과 화장품주가 조정을 겪으며 코스닥이 하락세로 돌아서자 같이 감소했다. 올 들어서도 4월까지 3조원 중·후반대를 오갔지만 5월부터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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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국내 증시가 미국·일본 등 선진 증시와의 동조화(커플링)하는 가운데서도 유독 코스닥만 이런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점도 향후 상승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이유다. 7일 기준 코스닥은 연초 대비 5.45% 올라 미국 나스닥(15.99%), 일본 자스닥(15.50%)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더뎠다. 코스피가 지난달 6.4% 오르며 전 세계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간 것과 대비된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는 나스닥지수가 연고점을 경신하고 있고 일본과 유럽 증시 역시 연초 대비 중소형 지수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상승세가 약했다”며 “하지만 새 정부의 경제정책이 중소기업 지원과 내수 회복에 큰 비중을 두고 있어 코스닥의 반등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시장전문가들도 코스닥이 상승장에 진입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손세훈 NH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글로벌 증시에서 한국 증시가 주목받았던 것은 상대적으로 저렴했기 때문인데 코스닥 기업들의 이익 대비 주가 비중을 보면 코스피 기업보다 더 저렴하다”며 “코스피 상승세를 타고 들어온 외국인이 코스닥의 매력을 느끼고 추가로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스몰캡팀장도 “국내 자금의 경우 부동산 가격의 향배가 코스닥 시장에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면서도 “대형주 장세가 1년 반 정도 이어진 만큼 조정이 불가피하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코스닥 시장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민우·이경운기자 ingaghi@sedaily.com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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