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IOI는 분말 제품 먹어요” 재주는 유한킴벌리가 넘고, 돈은 롯데칠성이 번 사연

인기 걸그룹 IOI 출신 최유정, 유한킴벌리 립톤 아이스티 분말 스틱 광고모델 됐지만

착각한 팬들 같은 브랜드 롯데칠성 제품 구매 열풍

유한킴벌리 마케팅팀 SNS서 부랴부랴 진화 나서

게시글 공유하면 상품주는 이벤트까지 실시

브랜드·제품 구분 못하는 1020 어린 팬 많아 벌어진 촌극

인기 걸그룹 아이오아이(I.O.I) 출신 아이돌 최유정의 팬이 올린 롯데칠성이 판매하는 립톤 아이스티 복숭아맛 음료를 구매한 인증샷. /사진=디시인사이드 ‘최유정 갤러리’ 모바일 캡처인기 걸그룹 아이오아이(I.O.I) 출신 아이돌 최유정의 팬이 올린 롯데칠성이 판매하는 립톤 아이스티 복숭아맛 음료를 구매한 인증샷. /사진=디시인사이드 ‘최유정 갤러리’ 모바일 캡처




위 구매 인증샷 밑에 최유정의 다른 팬들이 유한킴벌리가 판매하는 스틱형 립톤 아이스티를 구매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사진=디시인사이드 ‘최유정 갤러리’ 모바일 캡처위 구매 인증샷 밑에 최유정의 다른 팬들이 유한킴벌리가 판매하는 스틱형 립톤 아이스티를 구매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사진=디시인사이드 ‘최유정 갤러리’ 모바일 캡처


# ‘유정이가 광고하는 립톤은 분말 스틱이라고’ ‘페트병이나 캔이 아니라 분말 가루를 먹어줘.’

지난 4월28일 유한킴벌리가 립톤 아이스티 홍보를 위해 만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는 인기 아이돌 그룹 ‘아이오아이(I.O.I)’ 출신 멤버 최유정의 사진과 함께 독특한 문구가 올라왔다. 최유정이 ‘분말’이라는 말을 유독 강조한 데는 유한킴벌리의 다급한 사정이 있었다. 최유정이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제품은 유한킴벌리가 유니레버 립톤으로부터 수입해 제조와 가공을 거쳐 판매대행을 하는 분말 형태의 립톤 아이스티. 그러나 그의 팬들은 롯데칠성이 판매대행을 하는 캔과 병에 담긴 즉석음용(RTD·Ready To Drink) 립톤 아이스티를 열성적으로 사들였던 것. 재주는 유한킴벌리가 넘고 이익은 롯데칠성이 어부지리로 가져가는 형국이 펼쳐지자 유한킴벌리 마케팅팀이 부랴부랴 대응에 나선 셈이었다.


유한킴벌리는 최근 자사 광고모델이 홍보하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오해 때문에 속앓이를 했다. 분말 스틱형 립톤 아이스티를 광고했는데 캔·병 형태의 롯데칠성 립톤 아이스티가 반사이익을 얻는 촌극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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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은 이렇다. 올 4월10일 최유정이 유한킴벌리 립톤 아이스티 분말 스틱 광고모델 활동을 시작하자 최유정의 팬들 사이에서는 관련 제품 구매운동이 일어났다. 문제는 이들이 같은 ‘립톤 아이스티’ 상표를 달고 있지만 분말 제품이 아닌 롯데칠성 아이스티를 사재기하면서 벌어졌다. 10일 직후부터 팬들은 최유정의 팬카페에 롯데칠성 립톤 아이스티를 들고 촬영한 구매 인증샷을 속속 올렸다.

유한킴벌리 마케팅팀은 곧 비상이 걸렸다. SNS를 통해 두 회사를 구분해달라는 온라인 광고를 적극적으로 개진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4월27일부터 13일간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게시글을 공유하면 상품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다행히 이 후속 마케팅은 최유정 팬카페에서 ‘스틱형을 사야 한다’는 구매 독려로 이어졌다. 사태는 진화됐지만 유한킴벌리 입장에서는 아찔한 경험이었다. 브랜드와 제품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10~20대 어린 팬이 많은 최유정의 특성 때문에 하마터면 롯데칠성에 좋은 일만 하는 꼴이 될 뻔했기 때문이다. 롯데칠성 제품이 편의점에 많은 페트병 음료인 만큼 유한킴벌리 제품보다 접근성이 좋은 점도 해프닝을 유발한 이유가 됐다.

전문가들은 효과적인 마케팅을 위해서는 타깃층 특성에 맞춰 브랜드와 제품을 명확히 구분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히 수입 브랜드의 경우 수입 회사가 다른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이 브랜드와 제품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며 “유한킴벌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 적잖이 당황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유한킴벌리의 한 관계자는 “최유정을 모델로 기용한 뒤 광고 효과가 지난해의 2배에 이를 정도로 매출이 좋아졌다”며 “다만 그 효과를 유한킴벌리에 더 직결시키기 위해 후속 SNS 마케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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