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측근이자 이른바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린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비선 실세’ 최순실(61)씨에게 지목된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들이 좌천당한 경위를 증언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는 9일 이른바 ‘블랙리스트’ 작성 및 관리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등의 재판을 열고 정 전 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른다.
특검은 정 전 비서관이 최씨로부터 ‘대한승마협회나 승마계의 문제점에 대해 들어보라’는 이야기를 전달받고 모철민 전 교문수석에게 승마협회 등을 조사하도록 했다고 본다.
이후 청와대에 보고된 승마협회 감사 보고서에 최씨의 최측근인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이 담겨있자, 박 전 대통령이 노태강 전 국장과 진재수 전 과장을 ‘참 나쁜 사람’이라며 인사 조처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정 전 비서관이 실제 인사 조처에 깊숙이 관여했다고 보고 청와대가 문체부 인사에 개입하게 된 경위를 구체적으로 물을 전망이다.
한편 이날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김영재 원장 부부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재판을 열고 증인신문을 이어간다.
재판에는 안 전 수석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박채윤씨의 동생 박모씨와 안 전 수석의 보좌관을 지낸 김모 전 청와대 비서관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특검은 금품이 오가는 과정에 두 사람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안 전 수석이 금품을 건네받는 과정에서 대가성을 인식하고 있었는지를 물을 것으로 보인다.
안 전 수석은 2014년 8월∼2016년 5월 4,900만원 상당의 금품(명품 가방·무료 성형시술)을 받은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했지만, 대가성이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