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소득주도 성장 긍정적이지만 투자 활성화 고민 안보여

출범 한 달이 지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은 ‘소득 주도 성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정부 재정확대 등으로 소득을 증대해 소비와 일자리도 늘리겠다는 기조인데 가계의 가처분소득 증가가 정체된 현 경제상황에서 적절한 방향 설정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혁신을 통한 투자 활성화 등 경제의 ‘공급’ 측면에 대한 정책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노대래 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아직 새 정부의 경제정책이 구체화되지 않아 평가하기에 이른 측면이 있다”면서도 “지금까지 드러난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은 정부의 재정확대와 소득분배 등에 의존한 것이어서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냐는 문제 제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혁신을 통해 투자를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과 소득 주도 성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가계부채 문제 해결책도 시급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공급 측면에서의 기업 투자 확대, 생산성 향상 등 혁신성장은 7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강조한 사안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의 1순위 과제인 일자리 정책에서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양극화 해소에 무게중심이 쏠리다 보니 민간에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마련하는 부분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은 “많은 전문가가 우리나라에서 고용창출을 어렵게 하는 주요 요소로 경직된 노동시장을 꼽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며 “지금처럼 정규직 보호 수준이 높은 상태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만 강조하면 민간에서 아예 근로자를 뽑지 않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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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脫)원전·화전이 핵심인 에너지 분야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전문적인 접근이 필요한 분야임에도 가치지향적인 방향 제시만 있고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세먼지를 줄이고 안전하게 에너지를 관리하겠다는 ‘가치’로 국민을 설득하는 것은 쉽다. 이전 정부가 그걸 몰라서 안 했던 게 아니다”라며 “국민에게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 물어봐야 하고, 그래서 시간이 필요한 건데 그런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노후 화력발전소 셧다운과 공사 중인 원전의 공사 중단 등은 성급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제3호 업무지시’로 30년 이상 된 노후 화력발전소 10기에 대한 셧다운(3~6월)을 정례화하라는 미세먼지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또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공정률이 28%인 신고리 5·6호기의 공사를 중단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공약을 충실이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세종=김상훈기자 서민준기자 ksh25th@sedaily.com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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