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방송되는 SBS ‘SBS스페셜’에서는 ‘퇴사하겠습니다’ 편이 전파를 탄다.
▲ 퇴사를 결심한 순간, 회사가 재미있어졌다!
올해 나이 52살. 이나가키 에미코는 지난해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회사인 아사히신문사를 제 발로 걸어 나왔다. 사회부 데스크로 자신의 칼럼까지 쓰던 중견 기자가 왜, 30년 가까이 잘 다니던 회사를 스스로 그만둔 것일까.
이나가키가 퇴사를 결심한 것은 10여 년 전. 승진에서 밀려 지방으로 발령을 받은 그녀는 심각한 자괴감에 빠진다. 승진과 월급으로 자신의 위치가 결정된다고 생각하자 회사라는 존재가 자신을 사지로 몰아넣을 수 있는 괴물로까지 느껴진 것이다.
그녀가 이런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놓은 해결책은 바로 퇴사를 결심한 것. 그러나 극단적으로 당장 사표를 던지는 것은 아니었다. 대신 회사와 거리 두고 10년 동안 차근차근 퇴사를 준비해가기 시작했다.
승진을 위해 회사의 평가에만 연연하며 눈치를 보는 수동적인 삶이 아닌 스스로 즐거워하며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선 것이다. 승진이 좀 늦어져도 월급이 동료들보다 많지 않아도 괜찮다는 마음가짐으로 자신의 삶을 천천히 바꾸어간 이나가키.
놀라운 것은, 이렇게 퇴사를 결심한 순간부터 오히려 회사 일이 더욱 재미있어졌다는 것이다. 자신이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 결국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마음가짐이라는 이나가키.
그녀는 지금 성공적으로 회사원의 삶에서 졸업하고 또 다른 꿈을 찾아가고 있다.
회사를 계속 다닐 것인가. 퇴사할 것인가.
고민에 빠진 대한민국의 보통 직장인들. 회사의 노예가 아닌 독립된 존재로서 가족과 내가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삶이란 어떤 모습일까?
▲ 스스로 퇴사시기를 정해보다 - 쌍둥이 아빠의 퇴사준비
한 게임개발업체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는 쌍둥이 아빠 김상기 씨. 요즘 그는 불안하다. 그가 속한 IT업계의 경우, 평균 퇴직 연령은 48.2세. 주 소비자층이 매우 젊다 보니 개발인력들의 나이 또한 젊은 것이다.
마흔을 앞둔 그는 이제 곧 회사가 나를 필요로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 고민스럽다. 머지않아 닥칠지도 모르는 퇴직. 이런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그는 과감하게, 미리 퇴사를 준비해보기로 한다. 회사가 아닌 스스로 회사를 떠날 시기를 정해본다면 어떤 변화가 생기게 될까.
▲ 퇴사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13년 차 엔지니어 정병수 씨. 그는 극심한 야근과 출장으로 몸에 이상을 느끼게 된 순간 퇴사했다. 그러자 그의 눈에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일하던 시절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10여 개 월의 퇴사 생활 후 가족을 위해 양평에 전원주택을 지은 그는 지금 은행 대출을 갚기 위해 다시 회사로 돌아갔다.
그러나 회사생활을 하는 그의 태도는 퇴사 전과 전혀 달라졌다. 과거엔 회사에서 일하고 남는 시간이 있다면 가족과 함께했지만 이제는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을 갖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는 것. 승진을 위해 일하는 게 아닌 자기 일을 사랑하는 존재로서 회사와 자신의 관계를 재정비하자 행복한 직장생활이 가능하다는걸 깨닫게 된 것이다.
▲ 평범한 직장인이어도 행복해질 방법을 찾아서...
회사는 착취를 목적으로 존재하는 곳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 안에서 무수한 불안에 시달리 는 평범한 직장인들이 있다. 그들이 지금 행복하지 못한 것은 단지 회사원이기 때문일까.
본 다큐멘터리는 ‘회사’와 ‘일’과 ‘나’는 어떤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평범한 직장인들과 함께 회사와 일과 나와의 관계를 재정비해보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지혜를 모아본다.
[사진=S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