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내달 말 한중일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 한국과 중국에 의사를 타진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14일 보도했다. 만약 요청이 성사되면 6년 만에 일본에서 3국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이다.
교도통신은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한국과 중국에 7월19~21일 혹은 같은달 24~26일 한중일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한국측은 긍정적인 자세를 보였지만 중국은 회답을 유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상회의가 실현되면 중국에서는 리커창 총리가 참석하게 된다.
일본 정부는 한국의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한중일 3국간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저지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중일 정상회의의 조기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 아베 신조 정권 입장에서는 조기 한중일 정상회의가 내년 전반기로 계획하고 있는 아베 총리의 중국 방문에 대한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도 있다. 아베 총리는 내년 상반기 중국을 방문한 뒤 같은 해 하반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일본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중국측이 일본과의 관계를 리스크 요인으로 보고 논란거리를 피하고 있다는 점은 3국 정상회의 성사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중국에서는 최고지도부 멤버들이 크게 바뀔 가능성이 있는 공산당대회의 가을 개최를 앞두고 있다.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리면 북한 핵·미사일 문제가 주된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한중일이 모두 ‘북한의 비핵화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같은 생각을 가진 만큼 회의에서 3국간 타협점을 찾으면 북한에 대한 압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다음달 초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 시진핑 주석과의 개별 회담도 추진 중인데, 이 자리에서도 한중일 정상회의 조기 개최의 중요성을 강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