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앞둔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가 13일(현지시간) EU의 주요국가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마주했다. 양국 정상은 곧 막이 오를 브렉시트를 비롯해 유럽을 위협하는 극단주의에 맞서기 위한 방법을 논의했다.
이날 AFP·AP통신 등에 따르면, 정상 회담 직후 파리 엘리제궁 정원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물론 브렉시트 협상이 종결되지 않는 이상 (EU 잔류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며 영국이 입장을 바꾸면 EU 잔류도 가능하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다만 그는 “영국의 EU 탈퇴는 영국 국민의 주권 행사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존중한다”며 상대국에 대한 예의를 표했고 “브렉시트 협상이 가능한 빨리 시작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협상 일정은 그대로 진행돼 다음 주에 시작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메이 총리의 발언은 지금까지 EU와의 협상 개시 시점이 공식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은 오는 19일 예정이던 협상 일정이 영국의 요청으로 다소 늦춰졌으며, 대신 그주 주말께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협상 장소는 벨기에 브뤼셀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양국 정상은 유럽을 위협하는 극단주의와 온라인 테러 선동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 계획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극단주의자들이 이용하는 암호화 플랫폼 감시, 선동적인 콘텐츠 관리에 실패한 인터넷 및 소셜미디어 기업들에 벌금 부과를 가능케하는 새로운 법안 등이 우선순위였다.
정상회담 이후 두 정상은 영국과 프랑스의 친선 축구경기를 지켜봤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최근 영국 맨체스터와 런던에서 발생한 테러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 묵념이 1분간 진행됐다.
한편 메이 총리의 이번 프랑스 방문은 영국 정계에서 흔들리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 EU 중심축인 프랑스와의 우호적 관계를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메이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은 지난 8일 치러진 조기총선에서 18년 만에 하원의석 과반을 잃으며 사실상 참패했다. 메이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민주연합당(DUP)과의 소수정부 구성 협상이 생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현시점에서 필요한 정부의 안정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