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FORTUNE FOCUS|현장을 접수한 기술

TECH TAKES THE FIELD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기업들이 점점 더 많은 기술을 활용해 현장 근로자들의 일정을 조율하고 수리 시간을 절감하고 있다.








집 세탁기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시간에, 나와선 안 될 소음을 내기 시작하더니 완전히 멈춰버린다. 당신은 하루 중 4시간을 겨우 쪼개 수리 기술자를 기다린다. 뒤늦게 나타난 기술자가 발견한 건 교체가 필요한 부품을 주문해야 한다는 것 뿐이다.

기업들은 바로 이런 종류의 문제를 피하고자 소프트웨어 활용에 점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소프트웨어는 금이 간 피스톤 같은 장비 문제를 진단하고, 때로는 금이 가기 전에 관련 문제를 파악할 수도 있다. 수리 기술자들은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가정방문 일정을 좀 더 효과적으로 조율할 수도 있다. 현재 미국에선 약 2,000만 명의 현장 기술자들-가전제품을 수리하거나 풍력터빈 등을 보수한다-이 종이와 스프레드 시트, 이메일 대신 모바일 앱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이 앱을 활용해 일정을 관리하고, 보고서 제출을 하고, 향후 수리에 필요할 수도 있는 부품을 검색하고 있다.

운송물류기업 피트니 보우스 Pitney Bowes의 부사장 게리 존슨 Gary Johnson은 이 기술 덕분에 “고객 관계가 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4년 전 해당 기술을 활용하기 시작한 이후, 서비스 팀이 더 빠르고 상세하게 문의 내용에 답변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직원들이 큰 혜택을 보고 있다.”

현장작업 서비스 앱과 데이터 서비스에 대한 사업상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분야 기술공급도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츠앤드마켓츠 MarketsandMarkets는 ‘2020년까지 관련 기술 매출이 5년 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 51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 예측하기도 했다.

예컨대 제너럴 일렉트릭 General Electric은 이 기술에 대한 수요가 향후 몇 년 내에 급증할 것이라 보고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현장 서비스 기술 분야에서 명성이 높은 서비스맥스 Service Max를 9억 1,500만 달러에 인수했다.

GE는 서비스맥스 기술과 자사가 기존에 보유한 프레딕스 Predix 기술을 결합할 계획이다. 프레딕스 기술은 인터넷으로 연결된 산업 장비에서 데이터를 수집, 고장 전에 유지 보수가 필요한 시점을 예측해준다. 경쟁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와 SAP, 세일즈포스닷컴 Salesforce.com은 모두 GE에 대항하는 앱과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고, 클릭소프트웨어 ClickSoftware도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GE는 인수 이전에도 이미 서비스맥스와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 회사는 지난 3년간 서비스맥스의 소프트웨어를 활용, 1억 달러에 가까운 비용을 절감했다. 최고정보책임자(CIO) 짐 파울러 Jim Fowler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4만 명에 달하는 수리 및 유지보수 기술자들의 일정 관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기업이 수리가 필요한 부품을 더 정확하게 예측하면서도 3년에 걸쳐 경우 비용을 절감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GE 전력 서비스 사업부의 비용 감축액은 2억 달러에 이른다고 할 수 있다(이 부서는 GE가 판매하는 발전소와 수처리 장비의 유지보수를 담당한다).

관련기사



파울러는 “적절한 시기와 장소에 꼭 맞는 부품을 예측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종이와 펜을 쓰던 현장 기술자들의 기존 방식을 바꾸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조직 차원에서 수 천명의 근로자들에게 이동식 기기를 지급하려면, 초기 현장 서비스 기술 도입 비용이 수백만 달러가 들 수도 있다.

그럼에도 피트니 보우스는 이 기술에 대해 믿음을 갖고 있다. 존슨 부사장은 “기술 덕분에 회사의 전반적인 효율성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이제 현장 기술자들은 고객을 위해 어떤 수리를 해야 할지 업데이트된 내용을 받아볼 수 있다. 그 덕분에 고객을 방문할 때 필요한 부품을 미리 준비할 수 있다. 이들은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을 갖고 있기 때문에, 문제 해결에 필요한 정보도 검색할 수 있다. 그 결과 작업 속도가 훨씬 더 빨라지고 있다.

또 이런 장점은 다른 부수효과까지 내고 있다: 현장 기술자들이 도착시간을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대를 더 세분화해 방문 약속을 잡을 수 있다. 무작정 기다리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고객들에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피트니 보우스는 현장 서비스 기술을 도입한 덕분에, 더 원활한 사업운영 방안을 보여주는 데이터를 손쉽게 수집하고 있다. 예를 들어, 회사는 서비스요청 고객 근처에 있는 팀을 신속하게 찾아낼 수 있다. 고객들의 수리 요청이 쇄도하는 건에 대해선 관련 제품 설계를 다시 할 수도 있다.

그렇다. 집과 사무실, 공장 등을 방문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장 기술자들에게 아날로그 시대는 빠르게 저물고 있다. 그러나 많은 고객들에겐 그 변화가 충분히 빠르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내 고과점수는 얼마일까? : 기업들이 직원평가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함에 따라, 고과평가 자체가 재평가 되고 있다.

연례 인사고과 평가를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몇 시간을 들여 평가서를 작성해야 하는 관리자뿐만이 아니다. 열심히 일한 노력의 결과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의 발표에 따르면, 액센추어와 제너럴 일렉트릭, 골드만 삭스, IBM, 모건 스탠리, 뉴욕라이프 등 대기업 80% 이상이 직원 평가방식을 전면 개편(또는 예정)하고 있다.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그렇다면 평가방식 개편의 목적은? 고과평가를 보다 적시에 함으로써, 직원들이 연 1회에 그치지 않고 보다 더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많은 기업들은 자체적인 평가도구를 활용해 직원을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베터웍스 BetterWorks, 리플렉티브 Reflektive, 주가타 Zugata, 글린트 Glint, 컬처 앰프 Culture Amp 등 다수의 소프트웨어 제작회사들은 앱을 개발해 기업 고객들이 관리자-직원 간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요즘 기업들은 상당히 빈번하게 전략을 변경한다. 따라서 연례 고과평가는 평가가 완료된 시점에선 무의미해질 가능성이 있다.
딜로이트의 버신 Bersin 인적자원 컨설팅 부서의 인재관리 연구소장 스타샤 셔먼 가 Stacia Sherman Garr는 “우리는 목표가 무엇인지, 직원들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좀 더 자주 대화를 해야 한다”며 “사람은 나이와 관계없이 피드백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H.C.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BY HEATHER CLANCY

HEATHER CLANCY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