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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옥자’ 봉준호 세계관의 진화 #소녀 #자연주의 #글로벌 크루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이 ‘옥자’를 둘러싼 논란부터 영화의 중심 이야기까지 허심탄회하게 전했다.

14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는 봉준호 감독, 틸다 스윈튼, 안서현, 스티븐 연, 변희봉,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가 참석한 가운데 영화 ‘옥자’ 내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감독 및 배우들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당주동에 위치한 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영화 ‘옥자’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지수진 기자감독 및 배우들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당주동에 위치한 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영화 ‘옥자’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지수진 기자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미자(안서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어느 날 가족과 같은 옥자가 사라지자 미자는 필사적으로 옥자를 찾아 헤매며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과정을 다룬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남들이 없는 곳에서 가끔 닭고기, 소고기를 먹고는 있다. 돼지고기를 먹지는 못하겠더라. 치즈나 유제품, 해산물을 먹는 페스코 베지테리언이 되려 한다. 영화에는 실제 도살장의 풍경의 20%밖에 표현하지 않았다. 실제로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냄새가 난다. 그 광경을 보고 자연스럽게 고기를 못 먹게 되더라. 하지만 서울에 돌아와서 회식이 잦아지면서 고기를 먹게는 되더라. 나는 육식에 반대하지는 않는다. 인류가 수천 년간 육식을 해왔지 않느냐. 다만 제품으로써 동물을 편입시켜서 가혹한 행위를 하는 것은 새롭게 생겨난 양상이다. 다 돈을 위한 거다”라고 ‘옥자’에서 GM0 식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려 한 이유를 들면서, 스스로 페스코 베지테리언이 된 배경을 밝혔다.

이어 봉준호 감독은 “문화적인 배경을 굳이 섞어서 만들려는 의도는 없었다. ‘설국열차’도 인류의 생존자들이 살아남는 이야기를 그리다가 남북민만을 담을 수는 없었다. ‘옥자’에서는 기업에 관란 이야기를 그리면서 아시아의 깊은 산 속과 미국의 한복판을 그리게 됐다. 그러면서 로케이션의 크루들이 뭉쳐지게 됐다. 나에게는 찍고 싶은 스토리가 최우선이다”라고 ‘설국열차’부터 ‘옥자’까지 글로벌 스태프들, 배우들과 함께 작업한 이유를 설명했다.

앞선 영화 ‘괴물’의 고아성, ‘설국열차’의 고아성에 이어 이번 ‘옥자’에서도 안서현이 주연 배우로 나서 활극을 이끌어 간다. 봉 감독의 영화 속에서 특히 소녀가 활약하는 것에 대해 그는 “왜일까. 소녀들이 강인할 때 그게 아름답게 느껴지더라. 안서현도 ‘미자’의 시나리오를 정확하게 파악하더라. 덩치가 몇 배나 큰 존재 옥자를 잘 이해했다. 특별히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하려 한 것은 아니다. 이번에도 축이 자연스럽게 여성으로 구성됐다. 소녀가 강인했을 때의 아름다움이 중심이 되면서 소년이 주는 느낌과는 다른 것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특히 봉 감독은 “이 영화가 복잡한 여정을 다루면서, 공간을 대신 체험할 수 있도록 촬영에 힘썼다. 그 위력을 올바로 느끼기 위해서는 부산 영화의 전당, 파주 명필름 영화센터, 건국대 상영관에 있는 4K 버전으로 보시기 바란다”고 너스레를 떨며 관람을 촉구했다. 또한 하마와 돼지가 섞인 듯한 새로운 동물을 선보이는 것으로 “옥자의 젖꼭지는 하나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옥자는 생산라인에 넣기 위해 만들어진 동물이 아니고 프로모션 용으로 만들어져서 그렇다. 콘테스트에 나갈 아이로서 제이크 질렌할이 놀란 것”이라며 극 초반 옥자를 직접 보고 제이크 질렌할이 놀라는 장면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우리는 돼지를 보고 먹을 부위를 생각하지 않느냐. 돼지로선 자존심이 상할 것이다. 돼지만큼 이중적인 슬픈 운명을 가진 동물이 없는 것 같다”고 돼지를 가장 모태로 해서 옥자를 탄생시킨 이유를 들었다.

틸다 스윈튼에 대해서는 “언어의 마술사다. ‘설국열차’에서 ‘요크셔’ 발음을 독특하게 하는 등의 장면이 있었다. 틸다가 애드리브로 만든 부분 등이 영화에 많이 반영됐다. 통역의 역할을 넘어서는 뉘앙스, 창작의 영역을 틸다로부터 많이 도움 받고 있다”고 전하며 영감의 동반자로 칭찬했다. 이에 틸다 스윈튼은 “봉준호는 내 브라더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감독 및 배우들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당주동에 위치한 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영화 ‘옥자’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감독 및 배우들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당주동에 위치한 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영화 ‘옥자’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봉준호 감독과 배우 틸다 스윈튼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당주동에 위치한 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영화 ‘옥자’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지수진 기자봉준호 감독과 배우 틸다 스윈튼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당주동에 위치한 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영화 ‘옥자’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지수진 기자



극중 틸다 스윈튼은 미란도 코퍼레이션의 CEO 루시 미란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틸다 스윈튼은 “‘옥자’가 페미니즘에 근거하지는 않는 것 같다. 미자가 여성성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는 것 같다. 그녀는 사랑을, 커넥션을 선택했다. 절대 딴 곳으로 주의를 돌리지 않는다”며 ‘옥자’에서 여성 주인공 미자가 나선 이유를 생각했다. 이어 “‘옥자’는 인본주의적인 영화가 된다고 생각한다. 영화의 눈이 돼서 타임머신을 타고 간다는 점에서 범우주적이라고 본다. 그래서 봉준호가 굉장한 감독이라 생각한다”고 봉 감독의 연출법을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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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미자로 분한 안서현은 “대본을 봤을 때보다 편집본을 보고서 감독님의 촬영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게 됐다. 자본주의 속에서 ‘옥자’가 만들어지고 끌려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식량난을 우리가 풀어나가야 하는 영화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영화의 메시지를 언급했다.

비밀 동물 보호단체의 2인자 케이 역의 스티븐 연은 “할리우드에서는 사람을 하나의 박스 안에 가둬두려 한다. 나도 이해는 한다. 인간의 본성이라 생각한다.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다. 나만의 정체성을 가지고 연기하는 것에서 우리의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아시아의 아름다운 부분을 표현할 수도 있지만 전체를 표현하지는 못할 수도 있다. 물론 장벽에 부딪힐 때도 있다. 스테레오 타입의 세상이라는 장애물이 있지만 세상은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극 중 자신의 캐릭터를 떠올리며 미국과 한국의 중간 지점인 할리우드에서 실제로 활동하며 느낀 부분을 설명했다.

미자의 할아버지로 분한 변희봉은 “봉준호 감독과 벌써 4번째 작품을 함께 했다. 함께 하면서 느끼는 것은 항상 메시지가 있더라. 그냥 흘러가는 법이 없다. 메시지의 매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칸에 가서 봉 감독의 위상을 이번에 똑똑히 봤다. 오랜 연기 생활을 해왔지만, 기립박수를 본 적은 처음이다. 영화인들이 기립박수를 치는데 시계를 5분 동안 보고 있었다. 봉준호 감독의 정다운 미소로 배우들이 편하게 연기 한다”고 봉 감독을 극찬했다.

프랭크 도슨 역을 맡은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는 “영화인으로서 돌아와서 기쁘다. 훌륭한 영화인들과 함께 해 영광이다. 내 영화 인생에서 가장 큰 일이 될 것이다”라고 감격의 인사를 했다. 이어 “이 영화에는 훌륭한 메시지가 많이 담겨 있다. 자본주의에 대한 탐욕도 담겨 있다. 나는 이게 러브스토리라 생각한다. 기업은 사람으로 구성돼 있다. 이 영화는 그런데 인류와 관계에 대해, 그리고 의식까지 이야기 하고 있다. 프랭크는 어떻게 보면 체제를 유지하기 원하는 인간이면서 누가 미란다 기업의 수장이 될 것인가를 조정하기도 한다”고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짚으며 자신의 캐릭터까지 설명했다.

비밀 동물 보호 단체의 멤버 블론드 역을 맡은 다니엘 헨셜은 “한국에서 따뜻한 환대를 받아서 너무 기쁘다”라고 인사했다. 극 중 브로맨스가 형성되는 것에 대해서는 “우정을 넘어서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또한 “‘옥자’는 희망이라 생각한다. 이 영화를 보고 많은 분들이 희망을 느끼셨으면 한다”고 영화의 관람을 독려했다.

한편 ‘옥자’는 29일 국내 극장 개봉하며,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개국에 동시 공개된다.

배우 다니엘 헨셜과 변희봉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당주동에 위치한 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영화 ‘옥자’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지수진 기자배우 다니엘 헨셜과 변희봉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당주동에 위치한 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영화 ‘옥자’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지수진 기자


배우 스티븐 연과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당주동에 위치한 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영화 ‘옥자’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지수진 기자배우 스티븐 연과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당주동에 위치한 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영화 ‘옥자’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지수진 기자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한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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