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올해 두 번째 금리 인상으로 이르면 하반기 미국의 기준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질 우려가 있지만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달러가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16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4일까지 원달러환율은 지난해 말보다 6.9% 떨어져 주요국 통화 가운데 가장 많이 하락했다. 다른 통화대비 환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강세를 보인다는 뜻이다. 같은 기간에 대만 대만달러가 6.5% 내렸고 일본 엔 6.3%, 태국 바트 5.3%, 인도 루피 5.3%, 말레이시아 링깃 5.1%, 호주 호주달러 4.9%, 싱가포르 싱가포르달러가 4.7% 각각 하락했다. 또 중국 위안이 2.2%, 인도네시아 루피아 1.2%, 필리핀 페소는 0.2% 각각 내렸다. 반면 유로화가 6.7% 상승했고 브라질 레알 1.9%, 홍콩 홍콩달러 0.6%, 베트남 동은 0.5% 각각 올랐다.
올 들어 지속된 원화강세는 예상과 달리 달러 약세가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까지만 해도 취임 이후 강달러를 전망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무역 불균형을 거론하며 달러 강세에 우려를 나타냈고 세제개편안 등 주요 정책들이 난항을 겪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정책 리스크가 커지며 트럼프의 경기부양책이 적기에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첫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됐지만 달러를 강세로 돌리지는 못했다. 시장이 트럼프의 정책 불확실성에 더 크게 반응하고 있는 셈이다.
이달 연준은 올해 들어 두 번째로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이르면 9월 또는 12월에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하고 자산 매입 축소 등 시중의 자금을 더 빠르게 빨아들일 전망이다. 하지만 연준의 긴축 기조가 달러를 강세로 돌릴지는 미지수다. 러시아 스캔들로 대통령 탄핵 주장까지 나오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 금리 인상과 자산 축소 발표에도 미 달러의 상승 탄력은 제한되며 전날 장중에 원화가 오히려 하락하기도 했다”며 “원화가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환율의 지지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