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카드

[오마이머니] 불황에 오히려 VVIP마케팅...연회비 250만원 카드 나왔다

현대카드, 연회비 250만원...최고가 경신

VVIP 마케팅, 연체율 거의 없고 홍보 나비효과 탁월



#고액자산가(VVIP) 카드 고객인 최 모씨는 이달 말 미국 출장 시 일등석을 예약했다. 그전에는 일등석 가격이 부담스러웠지만 현대카드 ‘더 블랙 에디션 2’를 발급받으면서 비즈니스 좌석을 끊으면 항공기 좌석 업그레이드가 되기 때문이다. 연 250만원이란 비싼 연회비에도 일등석 서비스를 고려하면, 연회비가 아깝지 않다. 카드사 개인비서 서비스를 신청했더니 최 씨 취향에 맞춰 뿐만 아니라 현지 숙소, 식당 예약에서 여행 일정까지 척척 진행됐다.

카드업권이 수수료 인하 등 불황이라고 하지만 연회비 250만원짜리 신용카드를 내놓는 등 최근 VVIP 잡기에 몰두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 4월 말부터 기존 최고등급 카드인 ‘더 블랙’을 업그레이드한 ‘더 블랙 에디션2’를 내놓고 신규회원을 모집 중이다. 지금껏 현대카드 ‘더 블랙’과 삼성카드 ‘라움 O’, 하나카드 ‘클럽 1’, KB국민카드 ‘탠텀’ 등이 연회비 200만 원으로 가장 비쌌다.


현대카드는 ‘더 블랙 에디션2’를 내놓으면서 연회비를 인상한 대신 각종 여행 바우처와 항공기 좌석 업그레이드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비즈니스 좌석표를 구매하면 1등석으로 좌석 등급을 무료로 올려주거나 동반자 1인의 항공요금을 50% 할인해준다. 국내 특급호텔 객실을 할인받거나 무료로 이용할 수도 있다. 특히 24시간 콜센터를 운영하면서 고객들의 맞춤형 개인비서 역할을 수행하는 서비스가 눈에 띈다. 이용금액에 따른 마일리지 적립 서비스도 제공한다. 대한항공형 카드는 이용금액 1,500원당 1마일리지, 아시아나형은 이용금액 1,000원당 1마일리지가 적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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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카드는 개인 발급신청은 받지 않는다. 현대카드의 초청을 받고,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등 8명으로 구성된 더 블랙 커미티(the black committee) 심사를 만장일치로 통과해야 카드를 받는다. 국내 상위 0.01%의 자격을 인정받았다는 자부심을 카드 하나에 녹였다.

연회비가 비싸지만 항공권 업그레이드 등 카드사입장에서도 비용 부담을 각오해야 하지만 금융사들의 VVIP 마케팅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이익이 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카드사의 경우 VVIP는 소비력이 큰 데 비해 연체 우려 등 리스크는 낮아 영업확장에 도움이 된다. VVIP는 연체율이 거의 없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또 홍보부터 영업까지 일종의 나비효과도 누릴 수 있다. 고객이 만족하면 자녀, 주변 지인, 관련 기업까지 영업하기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7개 전업 카드사의 VVIP 고객은 약 6,000명에 불과하지만 불황에도 카드사들이 VVIP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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