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개발직군 인력 수요 높아… 경쟁률은 천차만별
직군별 인력 수요는 기술개발(연구직) 분야(46.5%)가 가장 많았다. 제조업이든 비(非)제조업이든 부문과 상관없이 기업들은 기술직 인재를 필요로 했다. 2위는 영업직(30.0%)이 차지했고 생산관리(14.2%)와 홍보·마케팅(6.2%), 재무·회계(3.1%) 등이 뒤를 이었다. 홍보·마케팅과 재무회계 직군은 단 1~2년이라도 경력을 지닌 인력을 선호하기 대문에 신입사원 인력 수요가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신입사원 경쟁률은 평균 20:1에서 30:1로 나타났다. 다만 앞서 말한 직군별 인력 수요 결과에서처럼, 기업의 수요보다 지원자수가 적은 기술개발직의 경쟁률은 5:1 안팎이었다. 반면 경영지원이나 국내영업 직군은 회사에 따라 100:1을 넘기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대적으로 어학조건이 까다로운 해외영업 직군도 적게는 25:1부터 많게는 100:1의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보일러 제조 B사의 해외영업 직군 신입사원 채용에는 지원 자격이 공인영어성적 900점 이상이었는데도 지원자가 500명이나 몰렸다. 지원자들의 영어 점수 인플레이션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는 추세다.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궁금해하지만 가장 알기 어려운 신입사원 세전 연봉 수준(성과급 포함)은 2,500만~3,000만원(35.4%)이 가장 많았고 2,000만~2,500만원(28.0%)이 두번째로 많았다. 월급으로 따지면 167만~250만원인 셈이다. 하지만 대기업 평균 연봉수준과 비슷한 3,000만~3,500만원(20.6%), 3,500만~4,000만원(15.8%)의 연봉을 주는 기업들도 전체의 35% 이상으로 나타났다.
◇ 토익점수와 나이는 중요하지 않아!
“토나와서 토익이다” 취업준비생들이 자주 쓰는 말 중 하나다. 매년 방학이 되면 종로와 강남 지역 어학원 근처 식당과 카페는 ‘무조건 구백은 넘겨야 한다’며 넘쳐나는 토익점수 준비생들로 인해 특수를 누린다. 하지만 설문조사 결과, 오히려 강소기업 입사를 위해 토익 점수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서류에 합격한 지원자들의 토익 점수는 대다수가 700점대(54%)였다. 이어 800~850점 미만이 30% 정도로 나타났다. 인사팀 관계자들은 “토익점수가 없다고 해서 서류에서 떨어뜨리진 않는다. 토익점수는 그야말로 입사 전형에서 가장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나이는 어떨까. 취업시장에서 나이가 무기라는 말이 떠돈다. 집안 사정, 개인 사정, 학업, 고시 등으로 20대 초·중반을 보낸 취업준비생들은 본인의 나이를 걱정하곤 한다. 특히 여자 취준생들은 나이 제한이라는 문제에서 남자보다 훨씬 불리하다는 이야기를 주변 선·후배들로부터 자주 듣는다. 이 시간 이후 그 말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듯하다. 설문조사 대상 200개 기업의 70%가 ‘신입사원의 나이는 상관없다’고 답했기 때문. 최근 3~4년씩 취업을 준비하는 졸업생들이 늘어나면서 점점 더 나이는 불리한 요소가 아니다. 토익점수와 마찬가지로 나이는 채용의 중요 요소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인식이다.
◇ 뽑고 싶은 신입은 따로 있다?
토익점수도 나이도 중요하지 않다면 대체 무엇이 중요한 것일까. 입사 지원자들의 가장 부족한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자신감과 △직무·산업이해도가 대다수의 답변을 차지했다. 서류 전형에서 뿐만 아니라 면접에서도 자신의 강점을 드러내고 당당한 모습으로 자기를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아울러 본인이 하고 싶은 직무 조사와 해당 산업 공부도 필요하다.
본인의 장점을 직무와 연결시켜 패기있게 서술한 자기소개서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대기업 취업에 실패해서 중소기업에 지원서를 냈다고 생각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교육 서비스 기업 A사 인사팀장은 “학점이나 학벌, 토익점수는 높았으나 대기업 취업에 실패했다는 생각을 가져서인지 면접을 보는 내내 기가 죽어있는 느낌을 주는 지원자가 있었다”며 “결국 객관적인 스펙은 낮지만 당당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표현한 지원자가 합격했다”고 말한다.
뽑고 싶은 신입의 조건을 말해달라는 질문에도 ‘자신감 있는 지원자’와 ‘열정이 있는 지원자’가 1,2위를 차지했다. 문구 제조사 C사에 입사한 한 지원자는 대학 내내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토익점수도 높지 않았고 인턴 경험도 없었다. 서류 스펙은 꼴찌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는 미리 C사의 제품을 써보고 공부한 후 각각의 디자인 포트폴리오를 파일로 만들어 면접 때 발표했다. 생활가구 제조사 D사의 지원자는 회사 매장에 사전 방문해 시장 조사한 결과를 분석하며 회장 앞에서 회사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고 한다.
◇ 면접에 꼭 들어가는 질문 8가지
다음은 인사팀이 응답한 면접에 반드시 들어가는 질문 목록이다.
1. 우리 회사에 지원하게 된 동기가 무엇인가?
2. 10년 후 ‘직업인’으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설명한다면?(장기 커리어 계획)
3. 가장 힘들었던 경험과 극복방법
4. 자사 제품 또는 서비스 이용 여부와 느낀점
5. 입사 후 회사에서 본인의 성장·발전 계획
6. 인생의 목표는 무엇인가
7. 입사 후 지원 직무가 아닌 다른 직무로 이동된다면?
8, 우리 회사에 대해 아는 대로 모두 말해본다면?
대부분 일반적인 질문이 아닌 지원한 회사를 특정해 관련한 대답을 해야 하는 것들이 특징이다.
/백주연·박진용기자 nice8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