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현재 비은행금융기관의 여신 잔액은 762조2,86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규모는 199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다. 지난해 말에 비해서는 불과 넉달만에 37조7,445억원(5.2%)이나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4월 증가액(29조373억원)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이런 추세라면 연간 기준으로도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87조7천581억원)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비은행권은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생명보험사 등을 말한다. 대부업체는 포함되지 않는다.
올해 여신 증가액을 금융기관별로 살펴보면 자산운용사 잔액이 62조원으로 4개월 동안 25.7%(12조6,893억원) 급증했다. 신탁회사가 48조2,325억원으로 8.9%(3조9,399억원) 늘었다. 저축은행도 6.4%(2조7,910억원)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은행권이 ‘리스크’(위험) 관리를 강화하면서 가계와 기업의 대출 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제2금융권의 대출 규모가 급증하면서 미국에 이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시중 금리 상승으로 서민과 중소기업들의 고통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금융권은 대출 금리가 높지만 신용도가 낮아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하는 기업과 가계가 주로 이용하고 있다. 한은의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를 보면 지난 4월 예금은행 대출금리는 연 3.42%(신규취급액 기준)다. 반면 저축은행(10.77%), 신용협동조합(4.66%), 새마을금고(4.01%), 상호금융(3.93%) 등 제2금융권의 일반대출 금리가 은행보다 훨씬 높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시 중구 한은 본관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 인상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