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화가 이중섭은 한국인의 정신력을 상징하는 ‘소’ 연작으로 유명하지만 그가 죽는 날까지 바랬던 소박한 꿈은 온 가족이 오손도손 함께 사는 소박한 꿈이었다. 경제사정 때문에 아내와 두 아들을 일본 처가에 보내둔 그는 생각날 때마다 아이들과 가족을 그렸다. 이중섭이 뒤엉킨 가족의 즐거운 한때를 그린 ‘아버지와 장난치는 두 아들’이 추정가 5억5,000만~9억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괴로운 현실을 떨쳐내는 밝은 색감이 인상적인 종이 그림이다.
서울옥션(063170)은 이중섭의 작품을 포함한 근현대미술품 146점, 낮은 추정가 총 80억원 어치를 오는 28일 종로구 평창동 사옥에서 열리는 제144회 미술품경매에 올린다. 그림 외에 이중섭이 김환기를 위해 직접 조각해 만든 ‘파이프’(이하 추정가 2억~3억원)도 출품돼 눈길을 끈다. 이 파이프는 시인 구상이 1979년 미도파백화점에서 열린 이중섭의 전시 서문에서도 언급한 것으로 일반에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들어 가격 상승세를 보여 지난 5월 경매에서는 작가 최고가를 경신한 백남준의 작품 ‘인생은 드라마’(2억5,000만~4억원), ‘자화상3’(2,000만~3,500만원)도 눈길을 끈다.
이외에 천경자·박수근·장욱진·박고석·류경채·권옥연 등 대표적 근대화가들와 조각가 권진규·이영학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고미술품은 웅장하고 화려한 매화나무 자수가 돋보이는 10폭짜리 ‘궁중자수병풍’과 미국에 사는 소장가가 위탁한 김홍도의 ‘풍속도’ 6폭병풍 등 82점이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