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칼 빼든 '김상조號 공정위'...재벌 첫 제재 대상은 부영

'계열사 허위 보고' 檢 고발



이중근(사진) 부영그룹 회장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해야 하는 계열사 현황 자료를 10년 넘게 허위로 작성해온 이유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김상조호(號)의 공정위가 출범한 후 재벌에 ‘칼’을 빼 든 첫 사례로 재벌 개혁과 관련한 엄격한 법 집행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위장계열사 또는 친족 기업에 일감을 몰아주는 것을 막는 것은 ‘김상조 재벌 개혁’의 핵심 방향 가운데 하나다.

공정위는 친척이 경영하는 회사를 계열사 명단에서 제외하고 지분 현황을 차명으로 신고한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 2002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공정위에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친족이 경영하는 7개사를 소속 회사 현황에서 누락했다. 지정 자료 계열사 누락은 최장 14년까지 이어졌으나 형사소송법상 벌금과 관련된 공소시효가 5년인 탓에 공정위 제재는 2013년 이후 행위에 대해서만 이뤄졌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계열사 명단에서 빠지면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에서 벗어나는 등 대기업 규제를 피하는 동시에 중소기업 지원 혜택도 누릴 수 있다. 흥덕기업·대화알미늄·신창씨앤에이에스·명서건설·현창인테리어·라송산업·세현 등이 누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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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은 또 2013년 자료 제출 때는 부영과 광영토건·남광건설산업 등 계열사 6곳의 주주로 실제 주식 소유주인 이 회장 대신 친족이나 계열사 임직원 이름을 기재했다. 이들 주식은 2013년 말에 모두 이 회장 등으로 실명 전환됐다.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친척 회사를 계열사로 신고하지 않은 행위가 장기간 계속된 점과 차명신탁 주식 규모가 작지 않은 점, 2010년 유사한 행위로 제재를 받았음에도 위반행위가 반복된 점 등을 들어 고발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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