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잇따른 중기·스타트업 채용박람회...캠퍼스에도 변화 바람 불어온다

[100만 청년실업, 일자리 동맹에 답있다]

"무조건 대기업" 편견 해소

다양한 취업관련 행사 필요"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7 현대·기아자동차 협력사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연합뉴스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7 현대·기아자동차 협력사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청년과 기업이 평행선만 달리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캠퍼스에서는 전에 없던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채용 전문 박람회다.

대표적으로 연세대와 고려대·이화여대 등 국내 대표 대학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스타트업 채용 전문 박람회를 열었다. 고려대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대기업이 아닌 곳에 학생들이 취업하면 학교 네임밸류가 떨어져 보인다는 생각에 중소·벤처기업에서 참가 문의를 해도 오히려 거절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기업에 취업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갈수록 늘고 있어 스타트업 등 다양한 대안을 모색해서 학생들에게 소개하는 분위기”라고 소개했다.


중소기업 취업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학생 못지않게 학부모를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학부모 대상 취업박람회를 여는 대학도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취업센터 관계자는 “학생들이 중견·중소기업을 가려 해도 학부모들이 대기업을 무작정 선호해 취업이 되도 가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수”라며 “객관적인 졸업생 취업 현황과 중소기업에서의 커리어를 성공적으로 키운 사례 등을 소개하니 학부모의 호응도가 커 전 단과대학으로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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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등의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중견·중소기업 채용박람회를 찾는 취업준비생 부모들도 증가하고 있다. 대학 입시설명회에 부모들이 참석해 정보를 얻는 것처럼 자기소개서·면접준비 등 각종 취업스터디로 바쁜 자녀들을 대신해 부모들이 직접 나서고 있는 것. 이들은 같은 처지에 놓인 주변의 부모들과 함께 취업설명회장을 찾아 자녀들의 스펙을 이야기하고 기업 부스를 나누어 맡아 돌며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취업박람회를 찾은 A씨는 “직접 행사에 와서 지원자와 합격자 수준을 들으니 중견·중소기업 입사도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며 “3,000만원 이상의 연봉을 주는 곳도 많고 대학원 진학 지원 등 복리후생도 나쁘지 않아 대기업에 들어가야 한다는 편견을 버리게 됐다”고 말했다.

부모들까지 중견·중소기업 채용박람회에 높은 관심을 보이자 기업들은 크게 고무되는 분위기다. B사 인사팀 관계자는 “언제 어떻게 입사했는지, 현재 삶에 만족하는지 등 취준생들보다 더 열정적으로 자세히 질문하는 부모님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유망 중견·중소기업 취업정보 제공과 더불어 채용박람회를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중견기업연합회 관계자는 “청년 취업난이 길어지면서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에 대해 취업준비생은 물론이고 부모들까지 인식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며 “기업과 구직자 간의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을 해소하는 차원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내실 있는 취업 관련 행사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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