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1년간 전국 산악지대만 10만㎞ 달렸어요"

■ 기아차 '스팅어' 개발 주역 김윤주 이사에 뒷얘기 들어보니

지난 9일 경기도 화성시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고속주행시험로에서 스팅어가 질주하는 모습. /사진제공=기아차지난 9일 경기도 화성시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고속주행시험로에서 스팅어가 질주하는 모습. /사진제공=기아차




김윤주 이사김윤주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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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일반적으로 타던 차를 ‘바꿀까’ 하는 생각이 들 때쯤 계기판에 찍히는 주행 거리다. 출퇴근 위주의 운전자라면 7~8년 걸린다. 지난달 23일 기아자동차가 출시한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 스팅어는 출시 전 1년 새 10만㎞를 달렸다. 그것도 일반 도로가 아니다. 지리산과 한계령, 양평 증미산, 가평 로코갤러리, 춘천 느락재, 화천 광덕계곡 등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산악 코스다.


지난 9일 경기도 화성시 현대·기아차(000270) 남양연구소에서 만난 김윤주(사진) 총합성능개발실 이사는 “기획 단계부터 드라이빙 밸런스에 초점을 맞춘 만큼 언제, 어디서든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구현하는 게 관건이었다”며 “1년 전 프로토 타입의 차량이 나오면서부터 스팅어 개발팀 3명은 거의 매주 전국의 와인딩 코스를 달렸고 특히 미끄러운 노면에서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눈만 오면 몰고 나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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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합성능실은 오케스트라로 비유하면 지휘자 격이다. 엔진과 변속기·서스펜션·브레이크 등 차량에 탑재되는 각 부품의 성능이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어루만지는 역할을 한다. 스팅어 개발명을 딴 ‘CK’ 팀 소속 이재욱 파트장과 권수현 책임연구원, 오승태 연구원이 김 이사와 함께 스팅어의 조율을 책임졌다. 김 이사는 “마지막 2% 과정의 튜닝 작업이 고객이 느끼는 차량의 성능을 좌우한다”며 “스팅어는 지금까지 기아차가 개발한 모델 중 이 2%의 맛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가장 많이 쏟아부은 차”라고 설명했다. 출시 전 공용도로 주행을 위해 위장막을 벗기고 입힌 횟수만 300회가 넘는다. 그 횟수만큼 미세 튜닝 작업이 이뤄졌다는 얘기다.

스팅어 튜닝 실무 책임자인 이재욱 파트장이 운전대를 잡은 스팅어를 타고 남양 연구소의 주행 시험로에서 성능을 체험해봤다. 시속에 따라 동심원으로 그려놓은 회항 시험장에서 시속 50~60㎞의 속도로 급회전해도 차체의 쏠림 현상은 적었다. 기아차가 독자 개발한 저중심 후륜 플랫폼의 강성이 제대로 느껴졌다. 이 파트장은 “일반 도로에서의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연구소 내에서도 수백차례 테스트를 진행한 후 밸런스를 잡아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입한 고속 주행 구간에서 스팅어는 시속 200㎞를 훌쩍 넘는 속도로 최고각도 43도의 곡선 구간 상단까지 올라가며 노면에 착 달라붙은 채 돌아나갔다.

스팅어의 주 고객층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30~40대 남성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고객 분포도를 보면 50대 이상이 20%를 웃돌 만큼 적지 않다. 그리고 이 중 상당수는 여성 운전자다. 이를 예상했을까. 김 이사는 “스팅어의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튜닝하면서 도심에서의 초반 가속 성능과 안정적인 제동력 등 여성 운전자를 위한 배려도 충분히 넣었다”며 “이는 총합성능개발실의 모든 여직원이 직접 도심 주행을 한 후 내놓은 의견을 토대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화성=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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