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2·4분기 ‘어닝시즌’을 앞두고 업종별로 상반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기전자·헬스케어·증권 등의 섹터는 2·4분기에도 호실적이 기대돼 주가 상승이 이어지는 반면 에너지·화학 등의 업종은 불확실한 실적 탓에 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3.80% 오른 6만2,8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가볍게 경신했다.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은 실적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서다. 증권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2·4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였던 지난 1·4분기의 2조4,676억원을 쉽게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 컨센서스 평균치가 2조8,746억원이며 곳에 따라 3조원 넘는 영업이익까지 내다봤다. 이민희 흥국증권 연구원은 “D램 평균판매단가를 전 분기 대비 9%, 낸드 평균판매단가를 6%로 상향 조정한다”며 “예상보다 더 높은 평균가격을 반영해 2·4분기 영업이익을 기존 2조6,900억원에서 2조9,800억원으로 11% 상향 수정한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은 내년까지 SK하이닉스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목표주가를 기존 7만2,000원에서 8만3,000원으로 높여 잡았다.
삼성전자도 올해 2·4분기 기존 10조1,600억원(2013년 3·4분기)을 가뿐히 넘겨 사상 최대의 분기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점쳐진다. 분기 영업이익 13조원 초중반이 유력하다는 전망 속에 일부에서는 14조원대까지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삼성전자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2.15% 상승한 232만8,000원으로 장을 마치며 6거래일 만에 주가가 230만원을 넘었다. LG전자 역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4분기 역대 두번째로 많은 9,215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LG전자는 H&A(가전)·HE(TV)사업본부가 성장을 이끌며 2·4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전망한 LG전자의 2·4분기 영업이익 평균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0% 늘어난 7,798억원이다.
의료정밀·의약품 등 헬스케어 관련 업종도 실적 증가가 점쳐지고 있다. 한미약품은 2·4분기 161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0%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최근 40만원대의 주가를 회복했다. 유한양행과 종근당 등도 실적 증가가 기대된다. 강양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종근당에 대해 “종근당의 2·4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4.3% 늘어난 2,146억원, 영업이익은 44.1% 증가한 152억원으로 예상된다”며 목표가를 13만5,000원에서 14만3,000원으로 올렸다.
주가 상승에 따른 거래량 증가 등으로 증권업종의 영업이익도 2·4분기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사 위주로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 손익이 기대되고 브로커리지 수익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반면 석유·가스 등 에너지 업종은 실적 추정치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동기 대비 영업이익도 20%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4분기 예상을 웃도는 중국 경제성장률의 영향으로 깜짝 실적을 기록한 정유·화학주는 중국 경기 둔화가 예상돼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지수 편입 등의 이슈로 국내 증시가 조정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2·4분기 실적 증가가 이어지는 종목 위주의 투자를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