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하다. 짜릿하다. 다리 한가운데에서 흔들흔들 출렁출렁 거리면 괴성이 터져나온다. 롤러코스터가 따로 없다.
청양군 정산면 천장호에 설치된 207m의 천장호 출렁다리 위의 풍경이다. 이 다리는 “수면 위에 설치된 가장 긴 출렁다리”로 KRI한국기록원(원장 김덕은)으로부터 19일 공식 인증 받았다.
천장호 출렁다리는 지난 2009년 길이 207m, 높이 24m, 폭 1.5m로 준공돼 국내 최대 길이이자 아시아에서는 일본 오이타현 고공 현수교(길이 370m)에 이어 두 번째 큰 규모를 자랑한다.
청양군의 대표 농·특산물인 고추와 구기자가 교각을 이루고 다리 건너편에는 칠갑산을 배경으로 전해 내려오는 전설 속 호랑이와 용의 조형물이 자리하고 있으며, 또 칠갑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있다.
‘충남의 알프스’ 또는 ‘충남의 산소탱크’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자연경관이 잘 보존된 청양군은 색다른 볼거리와 재미로 관광객들을 매료시키기 위해 국내 유례가 없는 출렁다리를 건설했다.
준공 후 청양의 대표적인 명물로 부상한 스릴 만점 출렁다리는 정식 개통 전부터 입소문을 타고 전국적으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 다리 중간 부근을 지날 때 상하좌우 흔들리는 이색 체험은 방문객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던 것. 특히 다리 중간에 뚫어놓은 구멍 사이로 천장호 쪽빛 물결이 바람에 일렁이는 모양은 가히 호수 위를 걷는 느낌이 들만하다.
KRI한국기록원 기록검증서비스팀은 이번 기록의 공식 인증을 위해 청양군에서 제출한 도면과 사진, 영상, 문서 등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현지 실사를 거쳐 ‘가장 규모가 큰 출렁다리’ 분야의 새로운 KRI한국기록원 공식 최고기록으로 인증을 확정하였다.
출렁다리 방문객은 개통 3개월 만에 25만 명을 기록했으며 현재까지도 주말에는 약 3000여명이 찾아오고 있다. 또 최근에는 금, 토, 일요일 밤 10시까지 야간 조명을 밝혀 자연의 소리와 경쾌한 음악, 밤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매력으로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청양군은 처음부터 기록에 도전하기 위해 다리를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청양 군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이뤄낸 결과물로서 기록 인증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청양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천장호 출렁다리는 도시의 복잡함에서 벗어나 청정 청양의 맑은 공기와 건강하게 숨 쉬는 자연을 만날 수 있는 접점”이라며 “이번 KRI한국기록원 인증을 계기로 더욱 안전하면서도 남다른 묘미가 있는 명소로 가꿔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기록원은 최초(最初), 최다(最多), 최대(最大), 최소(最小), 최장(最長) 등 위대한 업적의 최고(最高)기록 공식인증 기관이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