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지점통폐합 갈등 한달 만에 씨티銀 노사 교섭 재개한다

21일부터...당정 압박에 양보

이용섭, 박진회 행장 면담 후

"점포축소 따른 인력감축 없다"

지점 통폐합 문제를 놓고 평행선을 달려오던 한국씨티은행 노사가 한 달여 만에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다. 여당과 정부의 압박에 씨티은행 노사가 한발씩 물러난 모양새다. 일부에서는 회사 측의 경영전략에 노조가 무리한 요구조건을 내걸면서 양측의 갈등이 고조됐는데 정치권이 동조하면서 노조가 명분을 얻고 출구전략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본지 6월16일 10면 참조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씨티은행 노사는 이날 오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의 주재로 열린 면담에서 21일부터 교섭을 재개하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노사는 21일부터 사측의 인사본부장과 노조 측의 정책부위원장 등이 참석하는 임금단체협상 실무교섭이 시작될 예정이다.


씨티은행 노사는 지점 통폐합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여왔지만 지난달 15일 합의에 실패했다. 이후 노사 양측은 가처분 소송 등 법적 분쟁으로 비화하는 등 갈등이 고조돼왔다. 이에 여당 소속 정치인들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씨티은행 지점 통폐합 철회를 촉구했고 고용노동청도 중재에 나서면서 타협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는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씨티은행 경영진이 점포 폐쇄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데 조속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의 원내대책회의에 민간 회사의 노사 갈등이 안건으로 올라온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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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의 이용섭 부위원장은 최근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과 면담을 했으며 이 자리에서 점포 축소에 따른 인력 감축은 없을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이날 서울 창성동 정부청사 별관에서 한국노총과 정책간담회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난 8일 박 은행장이 일자리위원회를 찾아왔고 거기서 세 가지 약속을 했다”며 “첫째 약속은 지점 축소에 따른 인력 감축은 없다는 것, 둘째 약속은 지점 축소로 생기는 여유 인력은 생산성이 낮은 곳에서 생산성이 높은 곳으로 보내서 일하도록 하겠다는 것, 셋째는 노사 문제에 대해 앞으로 노조와 협의해 결정하겠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부위원장은 “이런 내용을 한국노총 측에도 전해줬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노총은 이날 일자리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 “씨티은행 등 구조조정 위기에 놓인 노동자들이 고용 불안을 느끼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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