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로 다양한 증권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증권사와 IT 회사들이 잇따라 손을 잡고 인공지능(AI) 증권 서비스 개발에 나서면서 올 하반기쯤 관련 서비스가 줄을 이을 전망이다.
21일 SK텔레콤은 삼성증권과 ‘인공지능 음성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협약을 맺고 3·4분기에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에게 물어보면 △당일 거래량이 많은 종목 △최고상승률 종목 △외국인(기관)이 매수(매도)한 종목 △주식 종목 및 펀드 추천 △삼성증권 고객센터와 통화연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관심 종목은 10개까지 등록할 수 있고 코스피지수나 미국의 다우·나스닥·S&P 500(미국), 상해종합·심천성분(중국) 등 해외 주요 지수 움직임도 알려준다.
KT와 미래에셋대우도 이에 앞서 지난 4월 ‘인공지능을 활용한 금융서비스 공동개발’을 위한 제휴를 맺었다. KT AI 스피커 ‘기가지니’를 이용해 지수 조회, 시황정보, 종목 및 금융상품 추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지니야, 오늘 주식시장 어땠어?”라고 물으면 “코스피는 달러화 약세 전망으로 전일 대비 0.03% 상승한 2178.38로 마감해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라는 답이 온다. 두 회사는 계좌개설과 주문, 기타 신기술을 활용한 고객 편의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자체 기술 개발에 나선 증권사도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 2월 AI에 기반한 챗봇 서비스 ‘벤자민’을 선보였다. 채팅을 통해 문의사항을 실시간으로 접수하고, 신속하게 해결해 준다. 인간처럼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 방식을 도입해 소비자들이 질문하고 건의한 내용을 2,000여개의 핵심 표준지식으로 분류한 뒤 1만여 건에 달하는 질문과 답을 입력한다. 이를 기반으로 고객이 원하는 최적의 답변을 데이터분석으로 찾아낸다. 365일, 24시간 계좌관리, 공인인증서, 공모주 청약 등 업무 대화에서부터 간단한 일상대화까지 가능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증권가는 규제 등의 이유로 다른 산업보다 신기술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느린 편”이라면서도 “AI는 잠재력이 큰 분야인 만큼 앞으로는 더욱 고도화된 서비스들이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