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에 이어 ‘유럽연합(EU)의 수도’인 벨기에 브뤼셀에서도 폭탄테러가 발생해 유럽 전역이 테러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불과 이틀 사이에 세 건의 테러가 유럽 주요 도시에서 일어나면서 유럽인들의 일상 자체가 테러에 대한 불안감으로 뒤틀리고 있다는 평가다.
벨기에 검찰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오후8시44분께 브뤼셀 중앙역에서 괴한이 폭발물을 터뜨려 현장에서 대테러 경계 중인 군인들에게 사살됐다.
테러범은 모로코 국적의 36세 남성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21일 “테러범은 지난 1981년 1월20일 태어난 O.Z.로 신원이 확인됐다”며 테러범의 전체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용의자가 당국의 테러 수사망에는 오르지 않았던 인물이라고 검찰은 덧붙였다.
검찰과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테러범이 범행 당시 “알라 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쳐 이번 범행이 이슬람 극단주의와 연관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범행에서도 폭발물이 활용됐다. 테러범은 못과 작은 가스통이 들어있는 폭발물 가방을 들고 있었고 이 가방은 부분 폭발을 일으킨 뒤 한 번 더 폭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직후 보도된 내용과 달리 테러범이 폭탄 조끼나 벨트는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테러범은 실제 폭발보다 더 큰 피해를 원했던 것이 확실하다”며 “폭발물 가방이 두 차례 폭발했지만 더 큰 참사는 피했다”고 설명했다.
브뤼셀 경찰은 테러 현장에 폭발물처리팀을 파견해 추가 테러 위험요인이 없는지 점검했다. 중앙역을 거치는 지하철 운행이 한동안 중단됐고 시민 안전을 위해 사건 직후 중앙역은 물론 인근 관광명소인 그랑플라스 광장에 일시적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이번 테러는 전날 파리와 런던에서 각각 불특정 다수를 향한 테러가 발생한 뒤 일어나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파리에서는 30대 남성이 차량에 가스통을 싣고 경찰차에 돌진했고 런던에서는 40대 남성이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이슬람 신자들을 차량으로 공격했다.
앞서 브뤼셀에서는 지난해 3월22일 자벤텀 국제공항과 EU본부 인근 말베크 지하철역에서 세 차례의 연쇄 자살 폭탄테러가 발생해 34명이 사망하고 300여명이 부상했다. 당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는 테러 공격의 배후를 자처했고 현장에서는 IS의 상징인 깃발이 발견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