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뒤집힌 사우디 후계구도…'脫석유 경제' 속도낸다

살만 국왕, 조카 실각시키고

빈살만 왕자 1위계승자로 책봉

경제개혁 주도한 실세중의 실세

카타르 단교에도 큰 영향력 행사

중동 패권경쟁은 더 복잡해질 듯

사우디아라비아 제1왕위계승자로 책봉된 무함마드 빈살만 알사우드 왕자/AP연합뉴스사우디아라비아 제1왕위계승자로 책봉된 무함마드 빈살만 알사우드 왕자/A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왕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알사우드(31)가 기존 서열을 뒤집고 사우디 왕위계승 서열 1위에 올랐다. 그는 현 국왕의 친아들로 지금까지는 계승 서열 2위였다.

빈살만 왕자로 사우디 후계구도가 정리되면서 사우디의 탈석유 경제개혁은 가속화되겠지만 이란과의 패권경쟁 등 중동 내 역학관계는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은 21일(현지시간) 30대 실세왕자인 빈살만 현 국방장관을 제1왕위계승자로 전격 책봉하고 부총리로 임명했다. 이날 열린 왕위계승위원회에서 위원 43명 중 31명도 빈살만 왕자를 제1왕위계승자로 교체하는 데 찬성했다. 지난 2015년 1월 즉위한 살만 국왕이 조카이자 기존 왕위계승서열 1위인 무함마드 빈나예프 알사우드 내무장관을 실각시키고 자신의 친아들을 차기 국왕으로 만들기 위해 후계구도를 정리한 것이다. 빈나예프 내무장관은 공적 직위를 모두 박탈당했으며 그가 물러난 정확한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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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살만 왕자는 3월 방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는 등 지난 2년간 사우디의 얼굴로 활동해왔다. 살만 국왕도 국왕 즉위 직후 내각의 주요 고위직에 빈살만 왕자의 측근을 임명하는 등 친아들의 세 확장에 힘을 실었다.

빈살만 왕자로 사우디의 후계구도가 정리되면서 그가 주도해온 사우디 경제개혁 방안인 ‘사우디 비전 2030’ 계획도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사우디 2030은 석유에 의존해오던 기존 경제구도에서 탈피해 신성장동력을 육성하자는 정책으로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증시 상장 등이 예고돼 있다. 하지만 그동안 사우디의 반이란 정책을 주도해온 강경파인 그가 차기 국왕 자리를 예약하면서 중동 정세는 한층 긴장감을 띠게 됐다. 그는 5일 이란과 지역 내 테러조직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사우디·아랍에미리트(UAE)·이집트 등 이웃 국가들이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한 데도 강력한 영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살만 왕자는 살만 국왕과 세 번째 부인인 파흐다 빈트 팔라흐 빈 술탄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20대 초반부터 당시 국방장관 등을 지냈던 살만 국왕을 보좌하며 깊은 신임을 얻었으며 2015년 4월 살만 국왕 즉위 직후 왕위계승서열 2위에 올랐다. 지난 2년간 사우디 경제·정치·외교에서 막강한 실권을 행사한 그에 대해 서방에서는 이니셜을 따 ‘MbS’라는 약칭으로 부른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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