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방송 된 SBS 수목드라마 ‘수상한 파트너’ 25,26회에서는 방계장(장혁진)을 생사의 기로에 놓이게 만든 것도 모자라 뻔뻔한 얼굴로 병원에 등장한 정현수(동하)를 보며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은봉희(남지현)의 모습이 그려졌다. 봉희와 노지욱(지창욱), 지은혁(최태준)은 현수의 뻔뻔한 태도에 분노했지만 그의 죄를 입증할 증거를 찾기 못해 좌절했다. 반면 극 말미 조작된 증거로 인해 체포 위기에 처한 현수가 도망을 치던 도중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면서 다음 이야기를 향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늘 당당하게,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더욱 강해지는 남지현의 외유내강 면모가 시청자들의 응원을 이끌어내고 있다. 노앤지앤변 로펌의 유일무이한 홍일점으로 겉으론 여려 보이지만 속은 그 누구보다 강인하다. 지켜줘야 하는 존재가 아닌 스스로 고난을 헤쳐나가려 애쓰고 연이은 악재 속에서 강단 있게 행동하는 모습은 울림을 선사한다. 누군가에 의해 결정되는 삶이 아닌 주체적으로 삶을 만들어나가는, 가족 같은 동료들을 위해서라면 무서움도 벗어 던진다. 남지현이 그려내는 은봉희는 이처럼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회를 거듭할수록 단단해지고 성장하고 있다.
슬픔, 아픔, 분노, 걱정, 죄책감까지 눈빛 하나로 다채로운 감정을 드러낸다. 남지현의 눈물 한 방울, 한 방울이 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고 있는 것. 봉희는 방계장의 위태로운 모습에 자신도 걱정에 애가 닳지만 이성을 잃은 지욱의 손부터 조용히 맞잡고 가만히 끌어안아 다독인다. 뻔뻔한 얼굴로 병문안을 온 현수를 애써 분노를 억누르며 바라볼 뿐이다. 방계장의 책상을 떨리는 손길로 어루만지던 순간 남지현은 그 동안 쌓아왔던 다양한 감정들을 눈물 한 방울에 모두 눌러 담아 감정을 폭발시켰다. 목 놓아 울지 않는, 격렬한 몸짓 없이 단순히 숨 죽여 우는 모습만으로 남지현은 이토록 애달픈 감정을 시청자에게 고스란히 전달시켰다.
모든 사건과 인물들이 남지현을 매개로 하여 이어지는 만큼 그녀는 극을 부드럽게 리드하고 있다. 이제 남지현은 노앤지앤변 로펌에 없어서는 안 될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지욱의 분노를 가라 앉히는 것도, 은혁을 도와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것도, 모든 일의 원흉인 현수를 견제하는 것까지 회를 거듭할수록 깊어지는 연기로 표현해내고 있다.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와 감각적인 연출, 거기에 남지현이 상대 배우들과 만들어내는 차진 연기 호흡은 더욱 강렬한 시너지 효과를 불러 일으키고 있어 앞으로 그녀가 그려낼 이야기를 더욱 기대케 만든다.
심장 쫄깃 개미지옥 로맨스 ‘수상한 파트너’는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