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안에는 사람들이 하루 4시간씩 한 주에 4일만 일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예견한 미래 사회는 인공지능(AI)과 로봇의 발전으로 인간이 기존의 제약을 이겨낸 풍요로운 세상이다. 다만 마 회장은 각국 정부가 다가올 미래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앞으로의 30년이 고통스러울 것이라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인간 대 AI’의 대립보다 기술 발전과 일자리 감소로 ‘인간 대 인간’의 갈등이 심화하며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마 회장은 21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방송인 CNBC와의 인터뷰에서 30년 후에는 기술의 발전으로 근로시간 감소와 여가 확대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우리의 할아버지 세대는 밭에서 하루에 16시간 일했지만 우리는 하루에 8시간, 주 5일 일한다”면서 앞으로 한 세대가 바뀌면 근로시간이 절반으로 줄어 하루에 4시간만 일해도 되는 세상이 올 수 있다고 예측했다. 마 회장은 “지금 사람들은 (일평생) 30곳 정도를 여행하지만 30년 후에는 300곳을 방문하게 될 것”이라며 인간이 공간적 제약에서도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마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위기 역시 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정부가 신속히 움직이지 않으면 축적된 정보와 자동화 설비의 유무에 따라 빈부 격차가 심화하는 등 “앞으로의 30년이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1·2차 세계대전에 앞서 급격한 기술 발전이 이뤄졌다는 점을 언급하며 자칫 AI의 발달로 일자리가 사라지고 국가 간 갈등이 심화하는 등 “3차 기술혁명이 3차 세계대전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마 회장이 이러한 고통을 피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 강조하는 부분은 교육제도의 변화다. 그는 “개개인이 자동화 확산에 대비할 수 있도록 각국 지도자들이 교육제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나는 정부 관계자와 국가 지도자들을 만나 신속하게 움직이도록 조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마 회장은 인간과 AI의 경쟁에서는 “기계는 사람이 지니고 있는 지혜와 경험을 결코 가질 수 없다”며 인간의 승리를 확신했다. 그는 “꼭 사람 같은 기계를 만들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람으로 불가능한 일을 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들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마 회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개인화·특성화 산업이 발달해 구글·페이스북 등 플랫폼 기업의 독점적 산업 구조도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 회장은 인터넷의 발달로 소기업에 대한 접근성이 확대돼 대기업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CNBC는 마 회장이 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약속한 ‘신규 일자리 100만개’의 대부분이 중소기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이 역시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한 행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