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엔터테인먼트가 ‘종합 정보기술(IT) 기업’으로 바짝 다가서며 증권사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원동력은 과거 이 회사의 발목을 잡는다고 여겼던 게임과 모바일 결제 분야다. 이전 정부와 달리 문재인 정부에서는 게임산업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고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페이코(PAYCO)’의 누적 거래액이 1조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NHN엔터는 지난 19일 8만2,2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주가가 올해 처음 8만원대로 올라섰다. 20일에는 장중 한때 8만4,000원까지 올라 52주 상한가를 갈아치웠다. 하이투자증권이 9만9,000원을 제시하는 등 증권사들은 앞다퉈 NHN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한동안 게임 규제 탓에 부진했던 NHN엔터 매출은 규제가 완화되며 크게 늘고 있다. 웹보드게임(온라인으로 하는 보드게임)은 게임 부문의 ‘캐시카우’를 담당했으나 2014년 월 결제 한도를 30만원, 1회 베팅 한도를 3만원으로 제한한 후 2015년 영업손실 543억원을 내며 ‘적자 전환’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후 웹보드게임 규제는 2015년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내년 2월 일몰을 앞두고 있어 더 이상 NHN엔터의 발목을 잡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웹보드게임 매출은 2016년 규제가 한 차례 완화(월 결제 한도 50만원, 1회 베팅 한도 5만원으로 상향)된 후 매년 50% 이상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오는 2018년 2월 규제 일몰 시점, 혹은 그 전에 정부가 추가적인 규제 완화를 한다면 영업이익은 더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웹보드게임의 올해 매출액은 1,330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 방향성을 고려한다면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봤다.
주가 상승 기대감을 더욱 높이는 것은 ‘미래 먹거리’인 페이코다. NHN엔터가 사업 다각화와 ‘종합 IT 서비스 기업’을 표방하며 2015년 출시한 페이코는 올해 4월까지 누적 결제액이 1조원을 넘었다. 업계 1위인 네이버페이의 1조6,000억~1조7,000억원을 바짝 뒤쫓는 입장이다. NHN엔터는 올해 누적 결제액이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자체 추산하고 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네이버페이와 카카오의 카카오페이는 서비스 편의성을 증대시켜 이용자를 가두는(록인·Lock-in) 것에 초점을 둔다면 페이코는 온·오프라인 가맹점 수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전략”이라며 “네이버의 포털사이트, 카카오의 모바일메신저 같은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사업자의 단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전환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간편결제 서비스가 온라인 시장에 집중하는 반면 페이코는 오프라인 가맹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며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위주로 거래액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페이코는 결제 서비스뿐 아니라 데이터 분석을 통한 광고·금융사업으로 뻗어 나갈 지렛대 역할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연구원은 “페이코는 결제 수수료가 아닌 구매 데이터 활용을 통한 광고사업과 금융사업을 기반으로 수익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며 “NHN엔터는 (게임 브랜드인) 한게임의 이용자 3,000만명을 포함해 벅스(2,500만명), 티켓링크(800만명) 등 다수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고 이들로부터 모은 빅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마케팅을 벌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페이코는 데이터 운영 플랫폼(DMP)을 통해 비식별 개인정보 관리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