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이더리움' 가격 몇초만에 319弗→10센트…가상화폐 투자 이렇게 무섭다

'폭탄 매도'에 주문가격 순식간에 곤두박질

가격 금새 회복 불구 투자리스크 노출

"폭락 대비책 전혀 없어...투자 유의해야"

올해 들어서만도 가격이 410배나 치솟으며 투자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가상화폐 ‘이더리움’이 단 몇 초 만에 ‘휴지 값’으로 급전직하하면서 가상화폐 투자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3일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지난 21일 낮12시30분께(서부시간 기준) 가상화폐거래소인 지닥스(GDAX)에서 개당 319달러에 거래되던 이더리움 가격이 순식간에 10센트로 폭락하는 일이 발생했다. 가격은 금세 320달러 선으로 회복됐지만 짧은 시간에 많게는 9,000달러의 손실을 봤다는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접수됐다.

이날의 ‘플래시크래시(flash crash·순간폭락)’ 사태는 총 수백만달러어치에 달하는 9만6,100건의 ‘폭탄 매도’ 주문이 발단이 됐다. 갑자기 쏟아진 매도 주문에 이더리움 가격은 317.81달러에서 224.48달러로 29.4%나 곤두박질쳤고 이것이 연쇄적 매도행렬로 이어진 것이다. 지닥스에 따르면 이로 인한 스톱로스(stop loss·가격이 미리 정해놓은 하한선까지 떨어졌을 때 자동으로 손절매에 나서는 것)와 마진펀딩(margin funding·투자금 부족에 대비해 약속된 이자율에 따라 차입하는 단기 금융기법) 청산이 800건가량 발생했다.


투자자와 트레이더들은 “지닥스가 폭탄 매도 주문자에게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방조하고 있다”며 격분했다. CNBC는 “불법행위를 의심하는 투자자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닥스에 비난을 퍼붓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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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애덤 화이트 GDAX 부사장은 블로그에서 “자체조사 결과 부정거래 등의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거래 특성상 일부 위험성이 내재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급등락이 발견된 뒤 일시적으로 이더리움의 달러 거래를 중지했다”며 “시스템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거래가 재개됐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가상화폐의 위험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고 지적하며 투자에 유의할 것을 주문했다. 2012년 저서 ‘파괴된 시장(Broken Markets)’에서 금융당국의 부당한 규제를 비판했던 조 살루치는 “주식시장과 달리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폭락 대비책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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