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음식점·술집 좌석 수가 2,600만개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 국민 두 명 중 한 명이 앉아도 남는 규모다. 저부가가치 자영업자 수가 비정상적으로 많다는 의미로 중장기적으로 이들을 생산성이 높은 업종으로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사장님’들의 연매출은 약 2억8,000만원이었지만 손에 쥐는 돈은 2,7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경제총조사 확정결과’에 따르면 음식점 및 주점업 객석 수는 2,637만6,000개를 기록했다. 5년 새 무려 200만개(199만5,000석)나 늘었다. 은퇴한 베이비부머와 산업 구조조정으로 실직한 이들이 주로 생계형 목적으로 음식점 등을 차린 결과로 풀이된다. 조사는 지난해 통계청 조사원들이 고정시설이 있는 사업체를 모두 방문해 설문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4명이 앉는 테이블을 5~7개 정도 보유(총 좌석수 20~29석)한 ‘소규모’ 가게가 전체의 37.9%로 가장 많았다. 30~49석이 25.8%, 50~99석은 19%를 기록했다. 100석 이상의 대형 가게는 전체의 6%를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음식점업이 총 객석 수가 2,042만개였고 주점 및 비알콜 음료점업이 595만6,000개로 조사됐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장사하고 남는 돈이 월급쟁이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당 연매출은 2억7,840만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740만원에 그쳤다. 월급쟁이 평균 연봉(세전 월평균 329만원, 연봉으로 환산하면 3,948만원)보다 1,208만원이나 적었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과도한 영업비용 청구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 보면 숙박·음식업의 영업이익이 가장 낮았다. 매출은 2억 580만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2,610만원에 그쳤다. 치킨·일반음식·분식·호프 등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속한다. 다음은 편의점이 포함된 도·소매업으로 매출은 4억4,980만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2,890만원에 머물렀다. 미용·세탁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속한 기타서비스업은 2억1,600만원 매출에 영업이익이 3,110만원으로 그나마 가장 높았다.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들은 한 달에 얼마나 쉴까. 전체 사업체 넷 중 한 곳 이상(27.9%)은 월 휴무일이 없었다. 특히 숙박·음식점업은 절반인 49.8%가 쉬지 않았다. 하루에 12시간 이상 영업을 하는 숙박·음식점업도 절반에 가까운 48.6%에 달했다. 2010년 조사 때의 29.8%와 비교하면 그만큼 장사하기가 어려워진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 사업체 수는 387만4,000개로 5년 전에 비해 52만개(15.5%) 증가했다. 매출은 5,311조원을 나타내 같은 기간 979조원(22.6%) 증가했다. 그러나 총 영업이익은 349조원에 그쳐 11조원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1.7%포인트 감소한 6.6%였다. 이명호 통계청 경제총조사과장은 “많이 판매하지만 이익이 적은 ‘박리다매’ 구조”라며 “대량으로 판매하고 이익을 맞추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