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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2017|⑧ 최고의 직장은 최고 투자처다

100 BEST COMPANIES TO WORK FOR 2017

WHEN THE VEST WORKPLACES ARE THE BEST INVESTMENTS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지난 10년 간 높은 수익률을 올린 이 뮤추얼 펀드는 눈에 띄는 특징을 갖고 있다. 펀드 매니저가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리스트를 기반으로 주식을 선택한다는 점이다. 파르나서스 인데버 PARNASSUS ENDEAVER의 노력이 성공을 거둔 과정과 그 이유를 소개한다.








제리 도드슨 Jerry Dodson은 뮤추얼펀드 매니저 생활 첫 20년 동안 금융업계에서 주목 받는 인물이 아니었다. 워런 버핏 Warren Buffett을 종종 인용하는 그는 1984년 ‘사회적 투자’를 실천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사무실을 열었다. 남아공으로부터 투자 회수를 주장했던 반 아파르트헤이트 운동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운영하는 파르나서스 인베스트먼트가 높은 수익률을 올렸을 때에도, 도드슨은 수년간 공상적 박애주의자, 혹은 괴짜로 알려져 있었다.

그가 갖고 있던 기이한 믿음 중 하나는 직원에게 후한 대우를 해주는 기업이 주식 수익률도 높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없었다. 직관적으로 당연하다고 여겼다. 솔직히 깊게 생각해 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다 새 천 년이 도래했을 때 그 동안의 믿음이 사실이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전화 한 통을 받게 되었다. 포춘의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리스트를 처음 작성한 비즈니스 저널리스트 밀턴 모스코비츠 Milton Moskowitz는 의뢰 받은 연구를 진행한 결과, 리스트에 오른 기업의 주식이 반복적으로 시장 전반을 뛰어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모스코비츠는 도드슨에게 수익을 올리는데 이 리스트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73세인 도드슨은 현존하는 펀드 매니저 중 가장 성공한 인물 중 한 명으로, 현재 225억 달러를 관리하고 있다. 모스코비츠의 전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포트폴리오가 최고 성과를 올린 펀드의 근간이 되었다. 2005년 설립된 이후 파르나서스 인데버 Parnassus Endeavor-전신은 파르나서스 일자리 펀드(Parnassus Workplace Fund)였다-는 연 평균 12.2%의 수익률을 기록해 왔다. S&P지수 수익률 8.5%보다 높은 성적을 올린 셈이다(그는 2년을 제외하고 이 기간 동안 일하기 좋은 기업 리스트에 오른 다른 상장사들보다 높은 수익을 거뒀다). 파르나서스 인데버는 이른바 ‘지속가능하고 책임 있는’ 펀드 중에서 전반적으로 가장 높은 실적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리서치기업 모닝스타 Morningstar가 측정한 1년부터 10년까지의 장기 대형주 펀드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직원의 행복은 곧 주주의 기쁨이다 : 파르나서스 인데버는 최상위 실적을 올리는 뮤추얼펀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이 펀드는 지난 10년 간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펀드로 굳건히 자리매김했다직원의 행복은 곧 주주의 기쁨이다 : 파르나서스 인데버는 최상위 실적을 올리는 뮤추얼펀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이 펀드는 지난 10년 간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펀드로 굳건히 자리매김했다



도드슨은 “포춘이 우리 펀드의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고의 투자 판단 기준으로 그 기업이 일하기 좋은 곳인지를 따지고 있다. 파르나서스에게 컨설팅을 담당하면서 펀드에도 투자하고 있는 모스코비츠는 “우리가 초기에 생각했던 것, 다시 말해 직원들에게 정당한 대우를 해주는 기업이 더 오래간다는 사실이 실제로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직원들을 잘 대우하는 기업에 투자하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은 최근 몇 년 동안 거의 ‘금과옥조’가 되어왔다. 환경 및 사회, 기업 지배구조(ESG) 요소를 투자방법에 적용한 금융자산 관리업체들은 2016년을 기준으로 8조1,000억 달러를 운용하고 있다. 2014년 대비 70%나 증가한 규모다. 업계를 추적 관찰하는 비영리기관 US SIF 재단에 따르면, 이 금액은 현재 운용 중인 미국 자산의 5분의 1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ESG원칙을 적용해 시장 우위를 점한 사례는 지난 10년 동안 존재하지 않았다. 물론 도드슨은 예외다. TIAA와 모건스탠리 연구소의 ‘지속가능 투자’에 대한 최근 연구는 ESG펀드가 평균 펀드나 벤치마크 인덱스보다 실적이 나쁜 건 아니지만, 더 나은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미국 SIF재단이 추적한 206개의 ESG뮤추얼펀드 중 11개만이 지난 10년 간 수익률 측면에서 S&P500을 앞질렀다. 이중 상위 4개가 파르나서스 펀드였다. 모닝스타의 지속가능 연구를 총괄하는 존 헤일 Jon Hale은 이에 대해 “파르나서스가 ESG자산운용매니저들이 엄청나게 탁월한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걸 입증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파르나서스는 자산만 놓고 보면 최대 규모의 순수 ESG기업이다. 그러나 도드슨조차 어떻게 기업의 선의가 높은 수익으로 이어지는지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파르나서스의 6개 펀드는 모두 원자력 에너지 기업은 물론, ‘죄악주’라 불리는 담배, 술, 무기, 도박 관련 주식을 피하고 있다. 직원 행복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32억 달러 규모의 인데 버 펀드는 그 중 최고 실적을 내고 있다. 도드슨은 좋은 일자리를 정의하는 요소들-건강 보험, 육아 같은 혜택부터 협력하는 사내 문화, 승진 기회, 경영진에 대한 신뢰까지-이 주가 상승을 이끄는 의미 있는 특성과 관련이 있다고 여기고 있다. 뛰어난 인재 보유(낮은 이직률 덕분에 비용이 절감된다)와 이에 따른 생산성 상승 같은 것을 말한다. 도드슨은 “직원들을 잘 돌보고, 합당한 대우를 하고, 적절한 보수를 지급하면, 그들은 더 열심히 일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직원들에겐 회사를 망칠 방법이 너무나 많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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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데버 펀드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26개 기업 중 절반은 한번 이상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리스트에 오른 곳들이다. 100대 기업 중 상장 회사는 많지 않은 편이다. 올해는 38개에 불과하다. 도드슨은 모스코비츠의 도움을 받아 좀 더 모험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 이들은 포춘 리스트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동일한 기준에 부합하는 기업들을 발굴하고 있다. 도드슨과 그의 스태프는 직원 및 경영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원들에 대한 존중, 활용성 같은 수치화하기 힘든 점들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Clint Eastwood처럼 허스키한 목소리에 키가 크고 활발한 인상을 가진 도드슨은 기업을 선택하는 광범위한 그의 방식이 다소 주관적이고 감상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베트남전 당시 동남아시아에서 장교로 복무한 이 투자자는 가끔 부업으로 샌프란시스코 박물관 및 역사협회(San Francisco Museum and Historical Society) 투어 가이드를 하고 있다. 모스코비츠는 그에 대해 “전형적인 형태의 월가 금융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은행은 탄소발자국이 상대적으로 적은 덕분에 종종 ESG펀드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도드슨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밝혀진 추악한 관행에 당혹감을 느꼈다. 그래서 이들과의 주요 거래를 단절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런던 고래 사건 *역주: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가 파생상품 거래로 거액의 손실을 낸 사건 이후, J.P.모건을 다시 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금융위기를 잘 이겨낸 한 은행 때문에, 최근 손실을 입었다. 파르나서스 인데버가 대규모 지분을 보유했던 웰스 파고 Wells Fargo가 지난해 고객들의 ‘유령 계좌’를 신설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었다. 하지만 이 스캔들 이후 웰스 파고 경영진을 만난 도드슨은 이 회사 주식을 계속 보유하기로 결정했다.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과 높은 여성 임원 비율에 마음이 움직인 것이었다.


모두가 승자 : 파르나서스의 제리 도드슨은 “직원들을 잘 돌보고, 그들에게 합당한 대우를 하고, 적절한 임금을 지급하면, 그들은더 열심히 일하게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모두가 승자 : 파르나서스의 제리 도드슨은 “직원들을 잘 돌보고, 그들에게 합당한 대우를 하고, 적절한 임금을 지급하면, 그들은더 열심히 일하게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도드슨은 스스로를 가치 투자자(주가가 저평가 됐을 때 매수한다)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리스트는 종종 그에게 생각치도 않았던 비싼 주식을 매입하라고 가르칠 때가 있다. 도드슨은 2007년 리스트에서 1위에 오르기 전까지만 해도 구글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당시 이 기술주는 기록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었다. 그 후 그는 3개월 내에 구글 주식을 매입했다. 도드슨은 구글 본사인 구글플렉스 Googleplex를 몇 차례 방문한 후 후한 복지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무료 식사, 마사지, 드라이 클리닝 서비스부터 18개월에 이르는 유급 출산휴가까지 그 혜택이 광범위했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치열한 인재 영입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사내 복지에 신경을 쓰면 쓸수록, 파르나서스 인데버의 유력한 주식 매입 후보가 되고 있다. 파르나서스는 오랜 동안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오토데스크 Autodesk와 알파벳 Alphabet 같은 기술 기업들에 많은 도움을 주었고, 그 덕분에 최근 몇 년 간 이 기업들은 뛰어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 도드슨은 현재 퀄컴 Qualcomm 과 인텔 Intel 같은 반도체기업 주식을 더 유망하게 보고 있다. 특히 인텔은 여성과 사회적 약자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으로 도드슨을 감동시켰다. 인텔은 이미 내부적으로 임금 성별 격차를 해소한 상태다.

도드슨이 선호하는 회사 주식 중 한 곳은 포춘의 일하기 좋은 기업 리스트 ‘명예의 전당’에 오른 기업이다. 홀 푸드 Whole Foods가 주인공이다. 이 회사는 랭킹이 발표된 이후 20년 동안 매번 리스트에 진입했다. 소비자 건강에 신경을 쓰는 이 식료품 기업은 공정한 일자리의 이상향을 구현하는 곳이기도 하다. 직원들과 이윤을 공유하고, 임원들 임금에도 제한을 가하고 있다. 일반 직원들의 임금이 상승하지 않으면, 임원들의 임금도 크게 오를 수 없는 식이다. 홀 푸드는 최근 새 라이벌들의 등장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이로 인해 주가의 기복도 심했다. 덕분에 도드슨은 저렴한 가격에 주식을 매입할 수 있었다. 주가수익비율이 S&P500 기업 주식과 비슷한 수준이고, 과거 자사 평균보다 밑돌고 있어 도드슨은 홀 푸드 주가가 ‘바닥’에 도달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도드슨은 “기업이 확대하고 있는 고객보상 프로그램과 경쟁력 있는 가격 덕분에 매출이 상승할 것”이라며 “그에 따라 당연히 주가도 오를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으로 그는 홀 푸드가 직원들을 돌보듯, 주가에도 신경 쓸 것이라 믿고 있다. 그는 파르나서스의 철학에 대해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고, 주식 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올리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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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BY JEN WIECZNER

JEN WIECZ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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