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바이오사이언스의 이해] 한국 바이오 산업 어디까지 왔나  

■ 이기형 외 6명 지음, 바이오스펙테이터 펴냄

암·뇌질환 등 난치병 치료하는

4차 산업혁명 핵심분야 '바이오'

국내 기업 신약개발 현황부터

원리·배경 되는 생명과학까지

'바이오 의약품'의 모든 것 담아



‘바이오 산업이 뜬다.’

이미 수년째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증시에서, 몇년째 바이오 종목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관련 기관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시장 규모는 약 233조원에 달한다. 향후 10년간 연평균 성장률 전망치는 9% 이상이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분야로 바이오산업이 제약·의료기기 분야와 함께 손꼽히고 있는 터라 정책과 지원 계획이 발표될 때마다 관련 주가는 들썩인다.


빌 게이츠까지 나섰다. 그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다시 대학생이 된다면 인공지능, 에너지, 생명과학을 공부하겠다”고 적었다. 그가 생명과학을 언급한 까닭은 바이오 의약품의 토대를 마련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게이츠가 전문으로 다룬 컴퓨터 관련 분야가 생활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편리를 추구하는 것이었다면 ‘바이오’는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에 차원이 다르다. 이처럼 바이오 분야에 대한 투자 정보가 넘쳐나고 미래 가치에 대한 관심이 뜨겁지만 정작 바이오 비즈니스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새 책 ‘바이오 사이언스의 이해’가 출간된 이유다. ‘한국의 신약개발 바이오테크를 중심으로’라는 부제에 따라 책은 국내 바이오 의약품 개발 기업들의 신약개발 연구 현황과 그 기술 원리, 배경이 되는 생명과학을 오목조목 설명한다.




1980년대부터 시작된 한국의 바이오 의약품 연구 개발은 현재 300여 개 바이오테크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전 세계적 흐름에서 크게 뒤처지지 않았다.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기존 ‘케미컬 의약품’과 달리 바이오 의약품은 살아있는 생명체의 유전자나 단백질, 세포를 원료로 치료제를 만든다. 스스로 병을 치료하는 몸의 기능을 따져 우리 안에서 답을 찾는 격이다. 이런 바이오 의약품의 반 이상은 ‘단백질 의약품’인데 몸속에 들어와서 오래 버티기 어렵다는 게 난점이었다. 국내기업인 한미약품(128940)이 개발한 ‘랩스커버리’는 환자의 몸으로 들어간 의약품이 오래 남아있게 만드는 기술이다. 2015년 이후 작년까지 총 9건, 10조 원 규모의 기술 수출이 이뤄졌다. 약효를 오래 지속시키는 꿈의 기술인 만큼 100% 성공을 기대할 수도 없고 중간에 기술반환 건도 있었지만 최소 10년 이상 수 조원의 투자를 쏟아부어도 평균 성공률 8% 남짓인 바이오 신약개발에서 괄목할 성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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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과 달리 ‘바이오시밀러’는 특허 기간이 만료된 바이오 복제약 사업을 가리킨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한 셀트리온(068270)이 세간의 관심을 끄는 게 이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램시마를 통해 미국진출에 성공했고 이를 비롯한 3개 바이오시밀러로 전세계에서 3조원 이상 매출을 기대하는 중이다.

바이오 의약품으로 첫 장을 연 책은 사람의 면역 시스템을 이용해 암을 치료하는 면역 치료, 유전자에 직접 손을 대는 유전자 치료를 살펴보고 한국이 선두 그룹을 형성한 분야인 ‘줄기세포치료제’는 특집처럼 비중있게 다룬다. 암을 발병하기 전에 찾아내는 것이 목표인 조기진단, 모두의 공포가 된 알츠하이머 등 뇌질환 치료와 관련된 첨단 과학기술과 치료제 개발 현황도 흥미롭다.

목차만 보면 생물학 교과서같이 딱딱하다. 대신 칠판에 분필로 쓰고 그린 것 같은 도판 덕분에 거부감이 덜하고, 실제로 정독하면 고등학생 정도는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수준이다. 2만5,000원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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