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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민족' 투자자들 엑시트 전략 어떻게 마련할까?

배달 O2O 시장 경쟁 격화로

기업가치 상승 작년 40% 그쳐



국내 1세대 모바일 스타트업 ‘배달의민족’이 산업 내 경쟁 심화로 기업공개(IPO)가 당분간 힘들 것으로 보여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기관의 자금회수(Exit·엑시트)도 미뤄질 전망이다.

배달의민족은 상장과 관계없이 하루빨리 시장 주도권을 쥐겠다는 입장이지만 배달 애플리케이션 시장은 갈수록 경쟁이 심해져 투자자들은 불안한 입장이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기반 스타트업인 우아한형제들은 배달 O2O(온라인 기반 오프라인) 서비스업체 배달의민족 상장을 무기한 연기했다. 상장보다는 서비스 개선과 시장점유율 확대에 주력하는 양상이다. 투자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배달의민족은 당초 상장을 신속히 진행하려고 했지만 최근 기업공개보다 사업 확장에 더 열을 올리는 것으로 안다”며 “배달대행이나 신선식품 등 새로운 사업의 성공적인 안착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된 테슬라 상장(성장성을 바탕으로 한 상장)도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중국계 사모펀드(PEF) 힐하우스캐피털 컨소시엄으로부터 약 57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밖에 지난 2014년에는 골드만삭스 자기자본투자그룹(PIA)에서 400억원가량 투자를 받기도 했다. 힐하우스캐피털은 현재 우아한형제들의 대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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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기업가치도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848억원으로 전년 대비 71%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2015년 248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24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실적은 증가했지만 산업 내 경쟁 심화로 수수료 0% 선언, 꾸준한 경쟁자 진입 등에 따라 배달 앱만으로 미래성장을 담보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배달 O2O 시장은 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 등 3사가 지배하고 있으나 올 들어 네이버가 챗봇주문, 카카오가 카톡주문하기 등 배달 앱과 유사한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하며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IB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힐하우스캐피털 컨소시엄이 배달의민족에 투자할 때 평가한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은 약 3,500억원이다. 이는 2015년 2,000억원 안팎에서 40%가량 오른 수치다. 연평균 100% 이상씩 성장해온 스타트업 분야치고는 성장성이 약해졌다는 평가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 ‘배민프레시’와 배달 서비스 ‘배민라이더스’로 성장동력을 다시 일으킨 후 기업가치를 극대화해 IPO를 재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신선식품 배송과 배달 서비스 역시 경쟁이 만만치 않은 시장이라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이들 서비스를 우선 성장시킬 계획이다. 이에 대해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회사가 성장 단계인 만큼 아직까지 구체적인 상장 계획은 마련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IB 업계에서는 “배달 앱 배달의민족 외에도 배민프레시·배민라이더스의 사업 성장이 열쇠”라며 “배달의민족이 1위를 굳히고 신사업들이 산업에서 경쟁을 이겨내야 비로소 상장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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