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보수당, DUP와 소수정부 구성 합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민주연합당(DUP)와의 협상 끝에 소수정부 구성에 합의했다.

블룸버그통신·가디언 등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보수당을 이끄는 메이 총리와 알린 포스터 DUP 대표는 런던 다우닝가 총리관저에서 만나 이른바 ‘신임과 공급’(confidence and supply) 합의안에 최종 서명했다. 이는 지난 8일 치러진 조기총선에서 보수당이 318석을 얻는데 그쳐 하원 과반(326석)을 상실한지 3주만의 일이다. 보수당은 이번 합의로 북아인랜드 연합주의 정당 중 하나인 DUP의석(10석)을 추가해 과반 확보에 성공했다.

메이 총리는 “영국 전체의 이익을 위해 우리가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해준 이번 합의를 환영한다”고 반겼다. 포스터 대표는 “오늘 우리는 보수당과 합의했으며, 이는 중요한 시기에 영국의 국익에 안정된 정부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합의는 통상의 연립정부보다 느슨한 형태로 DUP가 내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DUP는 예산안과 정부 입법계획을 담은 ‘여왕 연설’ 등 정부가 제출하는 핵심 법안을 지지하고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이 상정될 때 반대표를 던지기로 약속했다. 대신 보수당 정부는 향후 2년간 북아일랜드에 10억파운드(약1조4,500억원)를 추가로 지원해 인프라와 보건교육 서비스 확충에 사용할 방침이다. 또한 보수당은 북아일랜드 퇴역군인에 대한 처우 개선이나 겨울철 난방비 지원 등 DUP가 내건 조건들을 받아들였다.

한편 보수당이 소수정부 구성을 완료하며 오는 29일 현 내각에 대한 불신임 투표의 성격을 띄는 ‘여왕 연설’을 앞두고 메이 총리가 사퇴할 가능성은 낮아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