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희 국세청장 후보자는 부동산 다주택자에 비해 실제 임대소득 신고 인원이 지나치게 적다는 데 대해 “부동산 다주택자를 전수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26일 밝혔다.
한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다주택자는 187만 명에 달하는 데 비해 소득 신고는 2.6%에 그친 4만8천 명에 불과하다는 지적에 “다주택자 중 실질 과세로 이어지는 대상만 추려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앞으로는 과세 대상을 좀 더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전세자금 출처 조사 기준도 현행 9억원 이상에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탈루 혐의가 명백한 납세자가 누락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부동산 취득자가 직업, 연령, 소득이나 재산상태 등에 비춰 자신의 능력으로 부동산을 취득했다고 보기 어려우면 과세당국의 조사를 받고 취득자금의 출처를 제시하지 못하면 증여세를 물게 돼 있다.
체납과 탈루가 많은 부가가치세 징수에 대해서는 “여러 제도를 강구하고 있다”며 “그중 하나가 부가세 대리징수제도”라고 말했다.
현재 카드가맹점이 매출의 10%를 부가세로 떼어놓고 자율적으로 국세청에 부가세를 납부하지만 대리 납부 제도가 도입되면 카드사가 카드가맹점에 부가세를 제한 금액을 주는 대신 국세청에 직접 매출의 10% 부가세로 내게 된다.
한 후보자는 “부가세 대리징수제도는 단계적 시행이 맞는다고 본다”며 “특정 업종에 시행하면서 납세자의 부담이 되지 않도록 단계적으로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별도의 지방청 없이 중부지방국세청이 관할하는 인천에 국세청을 신설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역의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서 의지를 갖고 추진하고 있다”며 “관련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9급 세무직 공채 때 세법, 회계학이 2012년까지 의무 과목으로 돼 있다가 선택 과목으로 바뀐 이후 회계학을 선택하지 않는 응시생이 합격생의 절반에 달해 세무 행정의 질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는 “지적한 것이 상당 부분 사실”이라며 “회계학, 세법을 9급 공채 시험에서 필수로 전환하려고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