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은 회사 안팎에서 “구글이 금융 업계의 최대 경쟁자”라고 밝혀왔다. 구글에 미래 디지털금융 시장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공동의 인식은 미래에셋과 네이버 간 제휴로도 이어졌다. 금융과 정보기술(IT)의 융합이 가시화되고 있는 시장 상황에서 발 빠르게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이미 4차 산업에 관련된 ‘기업 쇼핑’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10월 미래에셋대우(006800)가 셀트리온지에스씨에 2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벤처 투자에 특화된 계열사인 미래에셋벤처투자가 300억원 규모의 한국 IT펀드투자조합을 새로 결성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네이버와 신성장투자조합을 결성하며 인연을 맺었다.
박 회장은 이미 지난해 “향후 10년 동안 매년 1조원씩 벤처기업에 투자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후 박 회장은 직접 굵직한 대기업 오너·전문경영인들을 찾아다니며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기업이 박 회장의 제안을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올 들어서도 셀트리온·GS리테일과 각각 1,500억원, 1,000억원 규모의 매칭펀드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지난 3월 임직원에게 보내는 사내 메일에서 “4차 산업혁명의 아이디어를 가진 회사와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해외 기업의 인수합병(M&A)에 동참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 회장의 미래산업 투자는 지역·국가를 가리지 않는다. 최근에는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이스라엘의 바이오 벤처기업에 27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전 세계에서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