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달 2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한 직후 중·러·일 정상을 잇따라 만나며 한반도 주변 4강 외교의 첫발을 떼게 된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다음달 7~8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이에 앞서 5~6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초청으로 독일을 공식 방문한다고 27일 밝혔다. G20 현장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각각 별도의 양자회담을 한다고 박 대변인은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다음달 5일 출국해 10일 귀국한다.
각국 정상들은 G20 정상회의 다자외교 무대에서 통상 별도로 시간을 내 다른 나라 정상과 양자회담을 진행하고는 한다. 특히 문 대통령에게는 이번 G20 정상회의가 다자외교 데뷔 무대여서 중·러·일 정상들도 이번 기회에 문 대통령을 만나고자 한 것으로 관측된다. 다자무대에서의 별도 양자회담을 계기로 본격적인 ‘방문외교’ 일정 조율이 시작되고는 해 의미가 가볍지 않다.
이번 연쇄 회담에서 가장 큰 관심이 집중되는 이벤트는 시 주석과의 만남이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워싱턴DC 회담 결과 가운데 중국의 국가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THAAD·사드) 문제와 북핵·미사일 문제가 이 자리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은 앞으로 한중관계가 어떻게 변화할지를 가늠할 시금석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아베 총리와의 만남도 중요하다. 역사 문제와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가 걸려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일본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는데 한일 셔틀외교를 복원하겠다는 문 대통령이 일본 방문 의사를 아베 총리에게 밝힐지도 관심이다.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도 중요하다. 사드·북핵 문제와 함께 옌하이저우와 남북을 잇는 극동 경제협력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해보자고 두 정상이 뜻을 모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대변인은 “이번 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일본·중국·러시아 등 주요 정상들과 별도 회담을 추진 중”이라며 “문 대통령은 양자회담을 통해 정상 간 친분을 다지고 이를 토대로 향후 우호 협력관계 증진을 위한 긴밀한 정책 공조의 기반을 확충하는 정상외교를 적극적으로 전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맹준호·박형윤기자 nex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