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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돌아온 ‘위대한 캣츠비’, 더 가깝고 섬세해진 지독한 사랑이야기

웹툰 원작 뮤지컬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위대한 캣츠비’가 돌아왔다. 공연 시간이 짧아지고 공연장이 좁아진 대신 무대 위 배우들의 감정을 관객들과 더욱 가까이서 공유하겠다는 각오다.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프레스콜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유니플렉스에서 열렸다. 이날 전막공연이 끝난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는 정유란 프로듀서, 변정주 연출, 허수현 음악감독, 권영임 안무감독을 비롯해 배우 조상웅, 김지휘, 이우종, 천지(틴탑), 정태우, 현성(보이프렌드), 강웅곤, 김민주, 양서윤, 유주혜, 해나, 김주연 등이 참석했다.




‘위대한 캣츠비’ 출연 배우들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숭동 유니플렉스에서 열린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프레스콜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위대한 캣츠비’ 출연 배우들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숭동 유니플렉스에서 열린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프레스콜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


‘위대한 캣츠비’는 강도하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다. 갓 성인이 된 20대 청춘 군상의 취업과 학업, 경제적 문제에 대한 현실적 고뇌와 서툴렀지만 충실했던 사랑과 우정, 성인이 돼가며 겪게 되는 다양한 경험과 감정을 무대적인 언어와 뮤지컬적 요소로 풀어냈다.

먼저 정유란 프로듀서는 “2015년에 올린 공연과 이번 공연에 물리적인 변화가 생겼다. 원래는 이 공연장 지하에 있는 600석 규모의 중극장에서 공연을 했다. 이번에는 객석이 절반인 300석으로 줄었다. 그 때는 인터미션 포함해서 150분 정도였는데 지금은 인터미션이 빠지고 110분으로 압축됐다. 조금 더 관객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으로 물리적인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2017 ‘위대한 캣츠비’에는 뮤지컬 ‘아랑가’ ‘넥스트 투 노멀’ ‘러브레터’의 변정주 연출이 참여했다. 뮤지컬 ‘인터뷰’ ‘아가사’ ‘스모크’의 허수연 작곡가가 초연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참여해 새로운 뮤지컬 넘버들을 선보인다. 뮤지컬 ‘날아라 박씨’ 연극 ‘아가멤논’ ‘날 보러와요’ 등의 안무를 맡은 권영임 안무가가 새롭게 합류해 미묘한 감정선을 짜임새 있는 안무로 표현했다.

변정주 연출은 초연보다 짧아진 시간으로 인해 전개가 빠르고 불친절할 수 있지 않겠냐는 우려에 “불친절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간의 이동과 공간의 이동을 서사적인 전개보다는 무대적 표현으로 전개시키는 게 흥미로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제가 표현할 때 저희 어머니에 기준을 둔다. 어머니가 이해하실 수 있으면 다른 분들도 이해하실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만들고 있다. 충분히 이해하실 거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2015년 초연 이후 1년 6개월 만에 돌아온 이번 공연에서는 더욱 다듬어지고 추가된 뮤지컬 넘버와 각색을 만날 수 있다. 이를 통해 작품의 메시지는 더욱 뚜렷하고 아련해졌다. 300석 규모의 소극장 무대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관객들을 웹툰 원작에서 느낄 수 없었던 섬세한 감정선의 세계로 초대한다. 보다 가까이에서 사랑의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것.

배우 김민주, 김지휘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숭동 유니플렉스에서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프레스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배우 김민주, 김지휘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숭동 유니플렉스에서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프레스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


허수현 음악감독은 “초연 때는 라이브 밴드로 갔다. 어쿠스틱 기타와 일렉 기타, 베이스, 드럼의 5인조였다. 너무 음악 안에 드라마를 가두다보니 인물들의 아픔이 잘 안 보인 것 같았다”며 “음악적인 구조를 바꿔서 드라마가 강조될 수 있는 부분은 음악을 쳐냈다. 또한 밴드 스타일로 가다보니 ‘쿵짝쿵짝’하는 느낌만 있는 것 같아서 현악기를 추가했다. 아픔이 더욱 느껴질 수 있도록 변화를 모색했다”고 음악적인 부분에서 달라진 점을 전했다.


권영임 안무감독 또한 “배우가 노래를 하고 연기를 할 때 안무로서 표현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 움직임만으로 에너지가 전달될 수 있게 노력했다”며 더욱 풍부하고 섬세해진 감정 표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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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하운두의 달동네 자취방에 얹혀살던 캣츠비는 6년간 사귄 페르수로부터 청첩장을 받는다. 예상치 못한 이별에 괴로워하던 캣츠비의 앞에 엉뚱하지만 맑고 순수한 선이 나타난다. 캣츠비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실천하는 선에게 사랑을 느끼면서도 페르수의 존재를 떨쳐버리지 못한다. 캣츠비, 페르수, 선과 하운두는 이 과정을 통해 20대 청춘들의 순정을 그려낸다.

캣츠비에는 조상웅, 김지휘, 이우종, 천지(틴탑)이, 하운두에는 정태우, 김지철, 유권(블락비), 현성(보이프렌드)이, 페르수에는 강웅곤, 김민주, 양서윤이, 선에는 유주혜, 해나, 김주연이 캐스팅됐다. 각 역할에 3~4명의 배우가 캐스팅된 만큼 출연 배우를 모으는 과정부터 호흡을 맞추는 것까지 쉬운 일은 아니었다.

배우 가희, 정태우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숭동 유니플렉스에서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프레스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배우 가희, 정태우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숭동 유니플렉스에서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프레스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


변정주 연출은 “가장 중요한 것은 대본이나 인물에 대한 해석을 공유하는 것이었다. 인물이나 장면이 가진 목표를 대화를 통해 공유하고 인지하는 것이 하나로 모아서 나가는데 가장 중요했다”며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배우들의 상대역과 조합 계속 바뀐다는 것이다. 미리 약속한 것을 무대에서 해내기보다는 무대에 선 순간에 서로에게 귀 기울이고 반응할 수 있도록 연습했다. 캐스트 조합이 달라지더라도 무대 위에 인물로서 현존할 수 있게 한 것. 배우들이 다행히 잘 따라와 줬다”고 연습 과정을 설명했다.

끝으로 배우 원종환이 출연자들을 대표해 각오를 다졌다. 그는 “제3자가 봤을 때는 말도 안 되는 사랑도 그들에게는 당연한 사랑이고 지독한 사랑이고 맞는 사랑이라는 것을 어떻게 설득시킬까 많이 연습하고 노력했다.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정말 열심히 준비한 작품이다.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는 오는 10월 1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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