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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클’ 종영] 아직도 끝나지 않은 ‘떡밥’…이대로 시즌2 갑시다

끝나도 끝난 것이 아니다. 기억을 둘러싼 인간들의 치열한 싸움이 마무리되니, 이번에는 외계 세력이 등장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다 급기야 마지막에 가서야 대형 떡밥을 뿌린 ‘써클’의 시즌2 제작이 시급하다.

27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써클-이어진 두 세계’(‘써클’)에서는 서로 다른 시대의 이야기를 다뤘던 ‘파트1-베타 프로젝트’(이하 파트1)과 ‘파트2-멋진 신세계’(이하 파트2)가 하나로 만난 ‘이어진 세계’가 방송됐다.




사진=‘써클’ 캡처사진=‘써클’ 캡처


‘써클’은 2017년 미지의 존재로 인해 벌어진 의문의 살인사건을 쫓는 파트1과 2037년 스마트지구를 배경으로 하는 파트2로 나눠, 두 남자가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적해가는 과정을 그려나갔던, 시대의 이야기가 한 회에 펼쳐지는 ‘드블트랙’ 형식을 취한 드라마였다.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았던 현재와 미래, 두 시대의 이야기를 각자 전개를 하지만, 결국은 하나의 큰 이야기 줄기로 모아지는 독특한 구조를 취하면서 안방극장을 열광케 했다.

‘써클’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쌍둥이 형제 우진(여진구 분)과 범균(안우연, 김강우 분),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별(공승연 분)과 ‘기억’ 그리고 악의 축 휴먼비다. 파트1에서는 우진이 납치된 범균(안우연 분)을 찾고 그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과, 쌍둥이의 아빠 규철(김중기 분)이 연구한 베타프로젝트를 손에 넣기 위해 각종 악행을 저지르는 휴먼비의 태동이 그려졌다.

파트2에서 우여곡절 끝에 목숨은 건졌지만 그 대가로 기억을 잃은 뒤 김준혁 형사로 살게 된 범균(김강우 분)이 반대로 실종된 우진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 그려졌다. 이 가운데 사람의 기억을 조작하는 기술을 손에 넣은 거대기업 휴먼비와 전면전을 벌이게 되면서, 벌어지는 갈등과 대립을 다루면서 눈길을 끌었다.

파트1에 나왔던 인물이 파트2에 차례대로 등장함에 따라, 파트1의 주인공 우진도 등장하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모았던 ‘써클’이었지만, ‘써클’은 결코 만만한 드라마가 아니었다. 마지막회를 앞두고 파트1의 주인공 우진을 죽인 ‘써클’은 미래를 다루는 파트2에서 ‘우진의 기억과 추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복제인간으로 등장시키는 반전을 선사하면서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전개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사진=‘써클’ 캡처사진=‘써클’ 캡처


‘써클’은 마지막까지 특기인 반전과 ‘떡밥 던지기’를 멈추지 않았다. ‘써클’은 기억을 읽어내면서 권력을 얻으려는 휴먼비와 슬프고 괴로운 기억이더라도 이를 지키며 인간답게 살기 위해 대항하는 준혁 일행 사이 치열한 두뇌싸움을 통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 나갔다. 결과는 준혁의 승리였다. 휴먼비의 회장 동건(한상진 분)이 잠시 방심한 사이 그의 만행을 담은 영상을 슈퍼컴퓨터를 통해 대외적으로 알린 것이다.

위기에 빠진 동건이었지만, 그의 탐욕은 멈추지 않았다. 기억을 조정하는 큐브를 빼돌려 다시 한 번 ‘멋진 신세계’를 건설하려고자 한 것이다. 사람들을 피해 건물 옥상으로 도망친 동건은 자신을 쫓는 자들을 향해 “정의, 책임 뭐가 중요하냐. 행복하면 된다잖아”라며 탐욕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자 육탄전 끝에 큐브를 손에 넣은 우진은 “나도 옳다고 믿는 걸 하겠다”며 이를 건물 옥상 밖으로 던져버렸다. 탐욕에 눈이 먼 동건은 큐브를 잡기 위해 몸을 날렸고, 그렇게 그는 추락하면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선악과도 같은 큐브는 하수구에 빠지면서 사람들의 손을 떠나게 됐다.


휴먼비의 실체가 밝혀진 이후 ‘써클’ 속 인물들은 각자의 행복을 찾아나가는 듯했다. 스마트지구에 가장 적합한 인재로 꼽혔던 호수(이기광 분)는 기억에 대한 정의를 말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감명을 주었다. 준혁은 자신을 도와준 민영(정인선 분)과 미묘한 분위기를 그렸으며, 우진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별이자, 파트1에서 함께 뛰어다녔던 정연과 달콤한 한 때를 보내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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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써클’ 캡처사진=‘써클’ 캡처


하지만 이들의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외계침공을 암시한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여전히 존재여부를 알 수 없는 정연(별)이 있었다. 외계에서 온 존재인 ‘별’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써클’은 파트1에서 여대생 정연, 파트2에서는 유일하게 늙지 않는 해커 별로 등장해 ‘그녀의 정체’를 놓고 많은 갑론을박이 나왔었다. 마지막회 내내 알려지지 않은 그녀의 정체는 엔딩에 가서야 겨우 암시됐다. 외계인이 지구에 왔음을 알리는 뉴스를 보자마자 익숙한 감정이라면서 눈이 빛난 것이다.

모든 것이 마무리 된 시점에서 등장한 대형떡밥은 만약 훗날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외계인과 대립할 수 있음을 암시하면서 시청자들을 흥분케 만들었다.

시작 전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았던 작품이었던 ‘써클’은 국내 첫 SF드라마라는 낯선 장르와 소개는 방송 시작 전부터 높은 입문 장벽을 만들었던 작품이었다. 하지만 ‘써클’은 잠시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빠른 전개와 탄탄한 스토리 사람이라면 잃지 말아야 하는 ‘기억의 책임’이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전해주며 마니아층을 형성하는데 성공했다.

‘써클’은 배우들의 연기와 어려운 대본을 영상화한 연출의 힘이 컸다. 파트1,2의 주인공 여진구와 김강우는 뛰어난 연기력을 바탕으로 극의 중심을 잡아나갔으며, 공승연 또한 튀고 극에 어우러지면서 자신의 맡은 바 임무를 묵묵하게 수행해 나갔다. 가장 의외성이 짙은 배우는 이기광이었다. 아이돌 출신인 이기광은 ‘써클’을 통해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했음을 알린 것이다. 여전히 발성 면에 있어 아쉬움이 존재하지만, 이기광은 이번 작품을 통해 한층 안정된 감정연기와 성숙해진 캐릭터 표현을 그려내면서, 배우로서 차기 활동을 기대케 했다.

사진=‘써클’ 캡처사진=‘써클’ 캡처


민진기 PD는 자칫 다른 길로 빠질 수도 있는 ‘써클’을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 내면서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나갔다. 제작비와 기술의 한계로 인해 CG적인 아쉬움이 존재했지만, 그럼에도 유려한 영상미와 더불어, 몰입도 높은 연출을 만들어 나가면서 ‘써클’을 웰메이드 드라마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대본과 배우, 연출 삼 박자가 딱 맞아떨어진 ‘써클’은 안방극장의 아쉬움 속에 막을 내렸다. 시즌2를 암시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해갈되지 않은 떡밥에 안방극장은 시즌2의 빠른 제작을 요구하는 시청자들의 목소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커져가고 있다.

한편 ‘써클’의 후속으로 신세경, 남주혁 주연의 ‘하백의 신부2017’이 방송된다. 오는 7월2일 첫 방송.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금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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