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사상 첫 2,400 터치…코스피 '실적·수급·밸류' 3박자 행진

경기 회복·풍부한 유동성에 외국인 러브콜도 이어져

지수산출 34년만에 장중 새 고점 찍어…종가도 신기록

"IT·금융·소재·산업재 하반기 상승장 이끌 것" 전망



코스피가 장중 2,400선을 돌파하며 지난 1983년 지수산출 이후 34년 만에 역사상 고점에 올라섰다. 종가 기준으로도 사상 최고가를 이틀 만에 갈아치웠다. 당분간 수출이 경제성장을 주도하며 증시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 속에 코스피가 하반기 2,600선까지 오르고 내년에는 2,800선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시장 전문가들은 2,400선 돌파를 계기로 외국인과 기관에 더해 개인들의 주식투자도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300조원에 달하는 증시 주변 자금의 투입은 코스피의 또 다른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코스피지수는 29일 전날보다 0.55%(13.10포인트) 오른 2,395.66에 거래를 마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는 이날 장 개시 1분 만에 장중 기준으로도 종전 최고치(2,397.14)를 갈아치웠고 오전10시10분 2,402.80까지 치솟으며 2,400선도 넘어섰다. 1983년 코스피지수 집계를 시작한 후 장중 2,400 고지를 밟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사흘 연속 ‘사자’를 이어가며 상승장을 주도한 개인이 이날 차익실현에 나서며 1,44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000억원, 203억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이끌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기업 실적이 코스피 강세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008560)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은 2011년 이후 가장 길고 강력한 경기 회복 구간”이라며 “코스피 이익 규모 확대에 따른 재평가 원년으로 하반기 코스피지수는 2,550선까지 갈 수 있다”고 밝혔다. 김재홍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도 “2%도 안 될 것으로 봤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3%까지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수출도 7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기업 실적에 대한 믿음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상장사 연간 영업이익은 184조6,925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흥국 평균 기업실적 성장률이 20% 수준임을 고려하면 국내 기업들의 성장률이 훨씬 높다. 반면 이익 성장 대비 증시는 여전히 저평가돼 있어 밸류에이션 매력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박기현 유안타증권(003470)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로 신흥국 평균 PER 12배 대비 부담이 적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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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유동성도 하반기 강세장을 이끌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2,400선 돌파를 계기로 개인투자자의 참여가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외국인과 기관의 러브콜에 더해 이달부터 개인이 1조원 가까이 매수에 동참하면서 지수가 크게 뛰어올랐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오르면 저금리 효과로 투자자들이 돈을 빌려 증시 투자를 늘릴 것”이라며 “2,400선 돌파가 시장 부동자금 유입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016360) 리서치센터장도 “새로운 주가 시대로 가면서 시장 밖 부동자금의 마음이 급해질 것”이라며 “새로 유입되는 부동자금은 또 다른 상승 여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자 예탁금, 머니마켓펀드(MMF) 등 언제든 주식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증시 주변 자금은 300조원에 달한다.

아울러 올해 코스피 강세장을 이끈 주역인 외국인의 러브콜도 지속될 것으로 봤다. 이날도 외국인은 SK하이닉스(000660)(188억원), KB금융(105560)(142억원), 현대중공업(009540)(139억원), LG전자(066570)(128억원) 등 주도주로 손꼽히는 IT·금융·산업재·소재를 골고루 사들였다. 올 들어 외국인의 순매수 금액은 9조2,902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순매수 금액의 80%를 반년 만에 투입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선진국의 경기 회복세가 신흥국으로 확산되고 신흥국 화폐가 상대적 강세를 보이면서 한국처럼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고 경상수지와 무역수지가 흑자인 나라에 외국인 자금이 몰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 정부 출범 후 기업지배구조 투명성 제고 등으로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조짐도 외국인 유입에 한몫하고 있다. 이경수 센터장은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 전격 도입은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요인으로 밸류에이션 확대와 외국인 투자자 수급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박민주·이경운기자 parkmj@sedaily.com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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