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지난달 매년 늘어만 가는 보험회사의 의료분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선방안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때 나온 방안 중 하나가 이번 달부터 보험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이뤄지는 의료자문 절차를 모두 투명하게 공시하는 것인데요.
어찌 된 일인지 이번 달 마지막 날인 오늘까지 의료자문 현황이 공시되지 않고 있습니다. 정훈규기자입니다.
[기자]
보험사들은 계약자의 보험금 청구가 지급사유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 의료자문 절차를 진행합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이 같은 자문 결과가 확인된 총 257건 중 보험사들은 220건의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이중 22건을 자문한 한 병원에서는 절반인 11건에 대해 한 명의 의사가 소견을 냈습니다.
보험사들이 보험금을 적게 주거나, 안주기 위해 특정 병원과 의사에게만 집중적으로 의뢰했다고 볼만한 부분입니다.
금융감독원은 자문 절차가 보험금 지급 거절 목적에 악용되는 것을 근절하기 위해 금감원 홈페이지에 보험사들의 의료자문 현황을 투명하게 공시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업계에서는 의료자문 풀이 부족해 쏠림 현상이 일어났을 뿐이라며, 정보 공개 시 자문의를 구하기 더 어려워지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홈페이지에 공시될 내용은 보험사별 의료자문 병원명과 전공과목, 자문횟수 등입니다.
문제는 병원명과 전공과목만 알려져도 해당 의사를 찾아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입니다.
이 경우 자문의들이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한 계약자들로부터 보복이나 행패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우려 때문인지 애초 이번 달 안에 시작하겠다던 의료자문 현황 공시는 이달 마지막 날인 오늘까지도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지연되고 언제 시작할 수 있을지도 오리무중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위탁계약 체결과 관련해 최근 업데이트를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며 “계획된 일정을 맞추는 것보다 가장 최신의 적합한 자료가 공시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영상편집 이한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