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인 페이스북(Facebook)과 아마존(Amazon), 넷플릭스(Netflix), 구글(Google)의 앞글자를 따 ‘팡(FANG)’이라고 부른다. 팡이 미국 주식시장을 이끌고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포트폴리오에 담을 IT 우량주가 미국에만 있는 건 아니다. 주도주인 팡의 과열 논란이 커지면서 최근 ‘아시아의 용들’, 이른바 ‘스탯(STAT)’이 주목받고 있다.
스탯은 삼성전자, 텐센트 홀딩스(Tencent Holdings), 알리바바(Alibaba), 대만적체전로제조(TSMC) 등 한국과 중국의 IT 선도기업을 나타낸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미 주가가 크게 상승한 팡 대신 스탯이 더 큰 투자잠재력이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스탯에 투자하는 펀드로 ‘아이쉐어(iShares) Asia 50 상장지수펀드(ETF)(AIA)’를 추천했다. 아시아의 한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4개 시장에 상장된 핵심 55개 기업에 투자하는 ETF다. 기술 업종의 비중이 40% 정도로 매우 높으며 삼성전자와 텐센트 홀딩스, TSMC 세 개의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만 32%다. IT 경기의 확장에 대한 노출 정도는 충분한 ETF라는 의미다.
AIA의 수익률은 다른 신흥국 시장보다 높다. 김 연구원은 “AIA는 스탠다드앤푸어스(S&P) 아시아 50지수를 추종하는데, 2013년 이후 수익률 추이를 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 MSCI 일본 제외 아시아 지수(MSCI Asia ex Japan)와 비교해도 초과수익의 폭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아직 시가총액만 놓고 보면 팡 대비 스탯은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외형과 수익의 측면에서 보면 아시아의 대표 IT기업들이 미국의 대표 인터넷 기업들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는 것이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실제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가중평균을 해 보면 스탯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4배 수준인 반면, 팡의 PER은 27배에 달한다.
김 연구원은 “스탯에는 삼성전자와 TSMC라는 세계 굴지의 반도체 기업이 두 개나 포함돼 있다”며 “텐센트 홀딩스 또한 인터넷 기업 중 가장 폭넓은 사업모델을 가진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물론 외형적인 몇 개의 수치가 아시아의 대표 IT기업들에 비해 떨어진다 해서 팡보다 스탯이 가치가 높다고 주장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아시아 대표 IT 기업들도 팡 못지 않은 기업들이 부럽지 않은 외형과 수익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여기에 저평가된 밸류에이션 또한 중요한 투자매력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