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 대해 “대한민국의 위상이 많이 달라졌다. 오히려 세계는 우리를 대접하는데 우리가 스스로 낮춰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귀국길에 오르기 전에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워싱턴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기대밖의 대접을 받았고 기대밖의 성과를 거뒀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뜻이 잘 맞았고, 아주 정중하고 친절했다”고 높게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언론 앞에서 ‘그레이트 케미스트리’(Great Chemistry·매우 호흡이 잘 맞는 관계)라는 표현과 ‘베리 베리 베리 굿’(very very very good)이라는 말도 했다”며 “기대 이상으로 대단히 환대와 대접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촛불혁명’에 대한 인상이 깊었는지 평화적 정권교체와 그렇게 교체된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굉장한 존중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남북 대화 주도 제안에 대해서도 그분들은 너무나 당연한 주장으로 받아들였는데, 오히려 우리 내부에서는 행여나 미국과 의견이 다르지 않을까 걱정할 정도”라고도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 악수 방법을 고민했다는 에피소드도 전했다. 외국 정상을 당황하게 하는 독특한 악수로 악명높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의 악수를 앞두고 깊은 고민을 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을 존중하고 있다는 워싱턴 정가의 분위기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에 따르면 악수에 앞서 “한국에서 (악수에) 관심이 많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악수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악수를 이렇게 하면 이렇게 한다고, 저렇게 하면 저렇게 한다고 말이 나와서 오히려 악수가 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29일 두 정상이 첫 대면한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른손을 마주 잡는 동시에 먼저 왼손을 문 대통령 오른쪽 어깨에 1초 정도 가볍게 올렸다가 내렸다. 이에 문 대통령도 왼손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쪽 팔꿈치 부분을 가볍게 쥐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때와 같은 트럼프식 ‘악수 대결’ 없이 두 정상이 밝은 표정으로 4초가량 악수하자, ‘훈훈한 4초 악수’, ‘혈맹의 악수’, ‘신뢰의 악수’ 등 다양한 해석이 잇따랐다.
골프를 하지 않는 문 대통령은 ‘공직자 골프’ 질문에 웃으며 “골프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도 없다. 업무시간 외에는 자유다. 업무시간에 해서는 안 되죠”라며 업무시간 외 골프는 무방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연차휴가는 다 쓰도록 하세요. 청와대 직원들은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청와대 직원들의 연차휴가 사용을 지시했다. 그는 지난 28일 미국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가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도 “연차휴가를 다 사용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