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文대통령의 ‘한국 주도’ 북핵정책 시험대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평화통일 환경을 조성하는 데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북핵 해결과 관련해 ‘제재와 대화를 활용한 단계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에 공감하고 남북대화 복원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문 대통령이 대북정책에서 한국의 주도권을 인정받은 것은 한반도 운명이 우리 결정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엄연한 사실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압박과 대화를 병행하겠다는 새 정부의 정책이 한층 탄력을 받는 것은 물론 우리 외교·안보의 공간도 더욱 넓어지는 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우리가 남북관계의 이니셔티브를 쥐고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만큼 실질적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는 외교적 부담을 짊어진 것도 사실이다. 국제사회가 공감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해법에 대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제재 조치를 철회하라는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적 고민이 필요한 때다. 전시작전권 문제도 안보 공백에 대한 국민 불안이 없도록 우리의 핵심 군사능력과 전쟁 억지력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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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중국 등 주변국과의 새로운 관계 설정도 서둘러야 한다. 문 대통령은 미국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는 한국의 주권 사안”이라며 “중국이 부당하게 간섭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서도 분명한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 단지 ‘절차적 정당성’뿐만 아니라 북핵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원칙을 지켜 논란을 조속히 매듭 지어야 한다.

문 대통령은 “국가 안보에 타협이나 양보란 있을 수 없다”고 역설했다. 백번 맞는 말이다. 북한과의 대화는 필요하지만 어디까지나 핵 포기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은 우리 국민은 물론 국제사회의 일치된 요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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