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한국은 연합방위를 주도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핵심 군사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해나가기로 합의했다.
한국이 연합방위를 주도한다는 말은 그간 양국 국방 당국 차원에서 있었지만 양국 정상의 공동성명에 이런 문구를 이례적으로 명문화한 것을 보면 앞으로 연합방위태세에서 한국군의 역할이 눈에 띄게 확대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현재 미군이 주도하는 연합방위태세 구조를 앞으로 한국군이 주도하는 형태로 전환하는 양국 군 당국의 추진계획을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명문화해 실행력이 더욱 높아지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950년 7월14일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맥아더 유엔군사령관에게 국군의 작전지휘권을 이양한다는 서한을 보낸 것을 계기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이 국군의 손을 떠났고 이어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이후 굳어진 미군 주도의 한반도 연합방위 구조가 일대 전환점을 맞게 된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핵심 군사능력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한 천문학적인 국방예산 투입이 불가피해졌으며 우리 군의 독자 방위능력 수준에 걸맞은 방위분담금 인상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 군은 내년부터 오는 2022년까지 5년간 투입할 총 국방예산 규모를 238조원으로 책정해두고 있다. 이 가운데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이 조속히 가능하도록 핵심 군사능력을 갖추는 등 방위력개선비로 78조2,000억원을 쓰기로 했다.
국방부가 지난 4월 발표한 이런 내용의 ‘18~22 국방중기계획’은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거쳐 국회로 넘겨질 예정이다.
향후 5년간 78조원이 넘는 방위력개선비는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구축 등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전작권 조기 환수에 필요한 핵심역량을 확보하는 데 투입된다.
군은 킬체인과 KAMD를 2021∼2022년께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 수준은 하루가 멀다 하고 발전하는 추세다. 우리 군이 세워놓은 방어계획을 앞서 가는 형국이다./워싱턴DC=민병권기자 박형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