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왕은 사랑한다’ 임시완X윤아 특급만남, ‘사전제작 징크스’ 극복할까

인기 최정상 연기돌이 만났다. 임시완은 군 입대 전 마지막 작품, 임윤아는 데뷔 10주년에 임한 작품으로 의미가 깊다. 두 사람의 시너지로 사전제작 드라마 징크스를 타파할 수 있을까.

MBC 새 월화드라마 ‘왕은 사랑한다’ 제작발표회가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김상협 PD를 비롯해 배우 임시완, 임윤아, 홍종현, 오민석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왕은 사랑한다’는 고려를 배경으로 세 남녀의 엇갈린 사랑과 욕망을 그린 팩션 멜로 사극이다. 우리나라 최초 혼혈왕인 충선왕(왕원)에게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아름답고 처연한 인연이 있었다는 가정에서 시작된 이야기를 다뤘다.

‘왕은 사랑한다’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 ‘모래시계’ ‘태왕사신기’ ‘힐러’로 깊이 있는 통찰력을 인정받은 송지나 작가가 집필에 참여했다. ‘화려한 유혹’ ‘마마’로 섬세한 연출력을 보여준 김상협 PD가 연출을 맡았다.

김상협 PD는 “보통 멜로드라마는 인물들 간의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삼각 구도가 형성돼있다”며 “우리 드라마는 타인을 사랑하는 나머지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곧 사랑이 아닐까하는 의도에서 출발했다. 기존 멜로드라마와는 차별화된 사극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다른 드라마와의 차이점을 밝혔다.

‘왕은 사랑한다’는 100% 사전제작 드라마다. 김 PD는 최근 사전제작 드라마들이 부진에 빠졌던 것에 대해 “시청자들의 반응을 즉각 대본에 녹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한국드라마의 경쟁력은 순발력이다. 생방송하듯 현장에서 느끼는 배우들의 감정과 재미있는 이야기를 대본에 많이 녹이려고 했다”고 노력을 전했다.

고려시대를 다룬 사극이나 팩션사극은 더 이상 신선한 소재가 아니다. 지난해 방송된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도 고려를 배경으로 한 팩션사극이었다. 김 PD는 “충선왕을 다룬 팩션사극은 없었다”며 “우리 민족에게 기억하고 싶은 시대가 아니어서 기피했던 왕이다. 원작소설 속 충선왕은 파괴적이지만 고려를 개혁적으로 끌고 가려고도 했고, 멜로적인 부분도 있는 인물이다”라고 작품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설명했다.

더불어 “원작소설이 굉장히 방대하다. 그 시대 기록을 인물들이 따라 간다”며 “드라마를 그렇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인물 세 명 안에 있는 감정을 사건이 따라갈 수 있을지 역발상 해서 각색했다. 사건에 기생해서 캐릭터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해야 하는 이야기와 메시지에 관련해서 사건을 포진시켰다는 것이 다른 드라마와의 차별점이다”라고 덧붙였다.

드라마를 주로 이끌어가는 것은 엇갈린 사랑과 욕망의 중심에 설 세 남녀 왕원(임시완 분), 은산(임윤아 분), 왕린(홍종현 분)이다.



임시완이 맡은 왕원은 매혹적인 아름다움과 뜨거운 정복욕을 가진 고려의 왕세자. 임시완은 “충선왕에 대해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다큐나 방송을 찾아봤다. 폭군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해석에 따라 폭군만은 아니라는 추론이 가능한 게 신기했다”며 “충선왕에게 단면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여러 모습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충선왕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가 충분히 매력적이고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김 PD는 여기에 “작품을 만들 때,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이면성이나 의외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충선왕은 역사학자들이 스마트한 인물로 재해석하더라. 야누스적인 느낌에 울림이 있었다”고 드라마 속 인물이 가진 매력을 덧붙였다.



임윤아가 연기할 은산은 임시완과 홍종현의 브로맨스를 무너뜨리는 여인이다. 그는 “은산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감정과 상황이 굉장히 다양하다. 이 캐릭터를 연기하면 제가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6개월 동안 함께 촬영하면서 굉장히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멋진 선배님들과 섬세한 감독님과 작업할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홍종현이 맡은 왕린은 고려의 순혈왕족으로서 왕원과 주군관계를 넘어 마음을 나눈 유일한 벗. 은산을 사랑하면서 왕원과의 사이가 어긋나기 시작한다. 홍종현은 “지난해에 했던 드라마(‘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도 고려시대 왕씨 성을 가진 황자로 출연했다. 연달아 비슷한 사극을 한다는 것에 고민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대본을 읽고 나니 고민이 없어졌다. 이전 작품 속 캐릭터와 다른 느낌이다”라며 “잘 해낸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남자 배우가 탐낼만한 캐릭터다. 제일 늦게 캐스팅이 됐는데, 좋은 배우들과 감독님이 있어서 좋은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오민석은 고려의 숨은 실세 송인으로 열연한다. 오민석 “악역 아닌 악역이다”라며 “자기 손아귀에 넣고 좌지우지하려는 머리 좋은 인물이다. 나쁜 사람이기는 한데 타당성이 있다”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더불어 “실제로는 착한 성격이다”라며 “섹시한 악역이라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고 유쾌하게 마무리했다.

한편 ‘왕은 사랑한다’는 7월 17일 첫 방송될 예정이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