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된 이효성(66·사진)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는 개혁 성향의 대표적 인사로 손꼽힌다. 문재인 정부가 공영방송 정상화와 지배구조 개편 등을 미디어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이다. 최근까지 조용환 변호사, 김형태 변호사 등 진보 성향의 법조계 인사가 거론됐으나 이 후보자가 최종 낙점된 것은 전문성과 민주적 성향을 두루 갖춘 균형적인 인사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도 “방송의 공정성·공공성·독립성·다양성을 역설하며 방송개혁 논의를 주도해온 대표적인 언론학자이자 언론방송계의 원로”라며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 이용자 중심의 미디어복지 구현, 방송 콘텐츠 성장 및 신규 방송통신 서비스 활성화 지원 등 새 정부의 방송통신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할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1951년 전북 익산 출신으로 서울대 신문대학원 언론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뒤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언론학 박사를 취득했다. 한국방송학회 회장, 언론정보학회 회장,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 시청자제작(퍼블릭액세스) 전문채널인 시민방송(RTV)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 후보자는 언론이 본분에 소홀했던 주요 원인으로 ‘방송의 왜곡된 지배구조’를 지목해왔다. 지난해 최순실 사태 이후 방송학회 시국선언에서도 “탈정파적 공영방송사 사장 선임, 편집 독립권 보장 등을 위한 언론 관련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003년에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전신이자 민간 합의제기구였던 방송위원회에서 2기 부위원장을 맡으며 SBS 재허가, 지상파 DMB 및 위성 DMB 도입 등을 이끌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종합편성채널(종편) 재승인 심사 때 심사위원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에 대해 ‘지상파=공익’이라는 시각보다는 균형적인 관점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뉴미디어를 포함한 방송 행정에서 전문성도 인정받고 있다.
이 후보자가 낙점되면서 방통위의 행보도 관심이다. 방통위는 공중파와 종합편성채널 등에 대한 재허가는 물론 공영방송의 이사진 선임 및 추천 의결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최성준 전 방통위원장이 이끈 ‘방통위 3기’는 KBS 이사회를 추천·의결하고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을 선임했는데 이 과정에서 ‘편향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에 새롭게 들어설 ‘방통위 4기’의 첫 번째 과제는 올해 말로 예정된 지상파 3사에 대한 재허가 심사다. 지상파 방송사는 4년마다 재허가 심사를 받는데 올해 KBS·MBC·SBS 등 공중파 3사 등 21개사 154개 방송국이 심사 대상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신임 방통위원장 후보로 이 명예교수를 지명함에 따라 대통령·여당 몫의 방통위원 선임은 사실상 끝났다. 문 대통령은 이효성 교수와 고삼석 위원을 지명했으며 더불어민주당은 CBS 기자 출신인 허욱 전 CBSi 대표를 후보로 의결했다.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김석진 위원이 지난 3월 연임한 점을 고려하면 국민의당만 결정하면 ‘4기 방통위’ 진용이 꾸려지게 된다.
◇약력 △전북 익산(66) △서울대 지질학과 △서울대 언론학 석사 △노스웨스턴대 언론학 박사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성균관대 언론정보대학원 원장 △한국언론정보학회 회장 △한국방송학회 회장 △방송개혁위원회 실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