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은 3일 문준용씨 의혹 제보 조작사건에 대한 자체 진상조사 최종 결과를 발표하며 정면돌파를 시도했으나 ‘꼬리 자르기’ 비판이 제기되는 등 사태가 장기화하는 모양새다.
진상조사단장인 김관영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상조사 결과 브리핑을 열고 “이 사건은 이유미씨의 단독범행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며 “박지원 전 대표나 안철수 전 대표가 이 사건에 관여했거나 조작된 사실을 인지했다고 보일 만한 어떤 증거도 진술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조사 결과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진상조사단이 사건의 핵심인 이씨를 직접 조사하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강제성이 없는 조사단의 여건상 관련자들의 진술을 받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이씨와의 접촉 자체가 또 다른 오해를 부를 수 있어 만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민의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조사의 결론이 국민의 합리적인 의심에 미치지 못한다면 더 철저하게 진상조사에 임해야지 발표 시점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며 “우리가 꼬리를 자르려는 것 같은 의구심을 국민에게 안겨주지 않았으면 좋았겠다는 안타까움이 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지난해 총선 리베이트 의혹을 극복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리얼미터가 CBS의 의뢰로 지난달 26~30일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5.1%로 창당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국민의당의 최대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조차 8.7%의 지지율로 자유한국당(8.8%)에 오차범위 내에서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호남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탈당 가능성과 정계개편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대선 후보였던 안 전 대표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안 전 대표는 조사 과정에서 “사건을 대단히 엄중히 생각하고 있다”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로 진상이 남김 없이 밝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김 의원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