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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톡] ‘한국영화 빛낸’ 임윤아·옥택연·도경수, ‘연기돌’ 넘어 ‘영화배우’로

‘연기돌’이라는 수식어가 주는 보증이 점차 흐려지고 있다. 아이돌의 활동 영역이 확장됨에 따라 연기에 발을 들이는 이들이 셀 수 없이 많아졌기 때문. 이제 아이돌에게는 ‘연기돌’을 넘어 ‘진짜 배우’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관문이 새로 주어졌다.

상반기 영화계를 갈무리하는 ‘2017 한국영화를 빛낸 스타상’ 시상식에 당당히 얼굴을 비추며 연기돌에서 영화배우로 거듭나고자 하는 세 사람이 있다. 각각 인기상과 신인상에 이름을 올린 ‘시간위의 집’ 옥택연(2PM 택연), ‘공조’ 임윤아(소녀시대 윤아), ‘형’ 도경수(엑소 디오)다.




임윤아, 옥택연, 도경수/사진=서울경제스타 DB임윤아, 옥택연, 도경수/사진=서울경제스타 DB


세 사람 중 연기 경력이 가장 오래된 임윤아는 대중적 인지도와 흥행에서도 가장 우뚝 선 배우다. MBC ‘9회말 2아웃’(2007)로 연기에 발을 들인 이후, 당시 아이돌로서는 이례적으로 일일드라마인 KBS1 ‘너는 내 운명’(2008)에 출연해 중장년층에게도 얼굴을 알렸다.

MBC ‘신데렐라맨’(2009), KBS2 ‘사랑비’(2012), KBS2 ‘총리와 나’(2013)에서 연기력 논란을 겪기도 했지만 tvN ‘더 케이투’(2016)을 기점으로 확실히 성장했다. 송윤아, 지창욱의 사이에서 완급조절을 했으며 그 결과 시청률과 연기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그의 연기 스펙트럼은 지난 1월 개봉한 영화 ‘공조’를 통해 더욱 넓어졌다. ‘공조’는 남한으로 숨어든 북한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한 남북 최초의 공조수사를 다룬 영화. 임윤아는 생계형 남한형사 강진태(유해진)의 처제 민영으로 분해 푼수 같지만 귀여운 매력을 뽐냈다.

임윤아는 ‘공조’에서 진정한 씬스틸러로 활약했다. 역할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동시에 영화의 흥행에도 일조한 것. 관객들 사이에서 윤아와 유해진, 윤아와 현빈이 합을 맞춘 부분은 ‘역대급 코믹 장면’으로 회자됐다. 이에 힘입어, ‘공조’는 780만이라는 관객수를 기록했다.

배우로서 그의 미래는 더욱 밝을 전망이다. MBC ‘파수꾼’ 후속으로 방송되는 ‘왕은 사랑한다’에서 임시완, 홍종현과 삼각 로맨스를 그리게 된 것. 윤아는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국내에서 임하는 첫 사극인 만큼 액션 연기도 보여주겠다며 새로운 도전을 기대케 했다.

옥택연은 KBS2 ‘신데렐라 언니’(2010)로 본격 연기돌 행보를 펼쳤다. 첫 작품에서 경상도 사투리 연기를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눈길을 끌었다. 2PM으로서 무대 위 짐승돌로 활약하던 그는 트렌디한 이미지를 벗고 순박함을 입으며 이미지 변신을 했다.

이후 영화 ‘결혼전야’(2010)를 제외하고 KBS2 ‘드림하이’(2011), KBS2 ‘참 좋은 시절’(2014), KBS2 ‘어셈블리(2015), tvN ‘싸우자 귀신아’(2016) 등 드라마 위주로 연기 활동을 해왔다. 동시에 tvN ‘삼시세끼’ 등 예능프로그램에서도 활약하며 친근한 이미지를 쌓았다.


지난 4월 개봉한 영화 ‘시간위의 집’으로 또 한 번 연기 변신을 했다. ‘시간위의 집’은 남편의 죽음과 아들의 실종을 겪은 미희(김윤진)가 25년의 수감생활을 겪은 후 다시 집으로 돌아오면서 발생하는 사건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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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택연은 미희의 결백을 믿어주는 유일한 존재이자 조력자인 최신부로 분했다. 김윤진에게 든든한 의지가 되는 동시에 이야기의 진행을 이끌어갔다. 너무 무겁거나 어둡지 않게, 그렇다고 마냥 가볍지 않게 톤을 조절하며 영화의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끝까지 끌고 갔다.

올해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옥택연은 제대 후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 허리 디스크로 4급 공익을 받았음에도 두 차례나 수술을 받아 현역 입대가 확정됐다. 듬직하고 바람직한 이미지가 더해졌다. 20대를 알차게 마무리하고 더욱 성숙해서 돌아올 30대 옥택연의 연기가 기대된다.

도경수는 연기돌 중에서도 독특한 필모그래피를 그려나가며 차별화를 이뤄냈다. SBS ‘괜찮아 사랑이야’(2014)에서 조인성의 환시로 등장, 범상치 않은 캐릭터로 존재감을 확고히 한 것. 연기돌이 의례적으로 거친다는 연기력 논란 없이 대중에게 각인됐다.

이후 자신의 장점을 정확히 파악해 영리한 작품 선택을 이어갔다. 작품 및 역할의 규모를 가리지 않는 출연이 인상적이었다. 이랜드 홈에버 사태를 바탕으로 노동자의 권리를 다룬 영화 ‘카트’(2014)에 출연하는가 하면, KBS2 ‘너를 기억해’에는 사이코패스로 특별출연도 했다.

이번 시상식에는 영화 ‘형’으로 참석한다. ‘형’은 사기전과 10범 형(조정석)과 잘 나가던 국가대표 동생(도경수)의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기막힌 동거를 그린 작품. 도경수는 불의의 사고로 시력을 잃고 형 때문에 더욱 앞날이 깜깜해진 국가대표 유도선수 고두영으로 열연했다.

도경수는 앞이 보이지 않는 연기와 유도 선수 연기가 쉽지 않음에도 두 가지 모두 자연스럽게 해 호평을 받았다. 극 후반부 슬픔을 끌어올린 감정 연기도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히기에 충분했다. 동시에 290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카트’, ‘순정’의 다소 아쉬웠던 흥행까지 해소했다.

셋 중 가장 많은 차기작 소식을 안고 있는 도경수다. 신하균과 함께 출연한 ‘7호실’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 30초 만에 매진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신과 함께’의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강형철 감독의 ‘스윙키즈’에도 주연으로 캐스팅된 상태. 매번 예상치 못한 역할을 찾아 훌륭히 소화해낸 도경수이기에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한편 ‘한국영화를 빛낸 스타상’은 (사)한국영화배우협회와 엠지엠미디어가 ‘스타 포커스’ 창간 2주년을 기념으로 개최하는 시상식. ‘2017 한국영화를 빛낸 감독상’에 ‘공조’ 김성훈 감독, ‘2017 한국영화를 빛낸 스타상’에 손현주 김해숙 설경구 김윤진, ‘2017 한국영화를 빛낸 인기상’에 안재홍 유인영 옥택연, ‘2017 한국 드라마를 빛낸 스타상’에 장혁, ‘2017 한국영화를 빛낸 신인상’에 도경수, 임윤아가 이름을 올렸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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