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6월 미국에서 11만650대를 팔았다. 지난해 6월보다 14.9% 줄었다. 5월(-11.5%)에 이어 2개월 연속 급감했다. 현대차(5만4,507대)가 19.3% 줄었고 기아차(5만6,143대)가 10.3% 감소했다. 현대차 판매가 크게 줄며 기아차가 현대차 판매를 앞질렀다. 현대·기아차의 판매 감소율은 시장 전체 변동률(-2.9%)을 웃도는 것은 물론 16개 전체 브랜드 중 가장 큰 하락세다. 주요 경쟁사인 도요타(2.1%), 닛산(1.6%), 혼다(0.8%), 스바루(11.7%)의 판매는 오히려 늘었다. 상반기 누적으로 현대차(34만6,000대)는 7.4%, 기아차(29만6,000대)는 9.9% 감소했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점유율은 역대 최저 수준(7.6%)이다.
차종 별로 현대차는 아반떼(-37%)·싼타페(-31%)·쏘나타(-19.4%)가 줄었다. 반면 투싼(39%)과 엑센트(60%)는 늘었다. 기아차는 쏘렌토(-19.5%)·쏘울(-22.3%)·카니발(-65%)·프라이드(-81.6%) 판매가 줄었고 K3·K5·K7 등 세단은 20% 이상 증가했다.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6월 구매 보조금을 전 업체 중 가장 큰 폭으로 확대했다. 현대차는 42%, 기아차는 25% 늘렸지만 판매량은 급감했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판매 부진이 체질 개선 때문이라고 밝혔다. 관공서나 기업, 렌터카 업체를 대상으로 대량으로 싼 값에 파는 플릿판매를 줄이고 소매 판매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덩치를 키우기보다는 수익성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플릿판매 확대→중고차 잔존가치 하락→추가 구매 보조금 확대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는 것”이라며 “우버 같은 자동차 공유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플릿판매 위주의 사업전략은 반드시 조정이 필요하다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주요 업체들의 플릿판매는 감소세다. 미국 1위 GM은 2014년 70만대였던 플릿판매를 지난해 59만대로 축소했다. 오토모티브 뉴스는 “현대·기아차가 소매 판매만 두고 보면 오히려 지난해 대비 1% 가량 판매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세단 승용차 감소 추세에 따라 전체적인 판매 비중을 SUV 등 RV로 맞추기 위해 판매량을 전략적으로 줄이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하반기 미국에서 경쟁력있는 신차 출시로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달 쏘나타 부분변경 모델과 신형 i30를 출시한다. 4·4분기와 내년 초에는 ‘신형 엑센트’와 ‘프라이드’, 소형 SUV ‘코나’를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