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두유, '콩음료'로 불리나...FDA "쉽게 결정할 사안 아냐"

우유우유


미국에서 ‘두유’(soymilk·콩우유)에 ‘우유’(milk)라는 표현을 쓰는 문제를 두고 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미 정부 기관들끼리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AP통신이 전했다.

이날 공개된 미 농림부(USDA)와 식품의약국(FDA)의 이메일 자료에 따르면 USDA는 교육 자료 등에 ‘두유’라는 명칭을 사용하길 강력히 원했지만 미 식품의약국(FDA)는 반대했다. ‘우유’는 ‘건강한 소의 젖’에 한정된 표현이라는 이유에서다. 콩이나 아몬드·쌀 추출물을 ‘우유’라는 표현으로 칭하는 것은 부정확하다는 것이다.


양 기관이 주고받은 2,000여 통의 이메일 중 한 통에는 FDA가 USDA에 ‘두유’라는 용어 사용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라며 섣부른 사용을 경고하는 내용도 담겼다. FDA는 이 이메일에서 USDA에 다른 기관은 ‘우유’ 대신 ‘음료’(beverage)나 ‘강화 음료’(fortified beverage)라는 표현을 쓴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USDA는 FDA의 권고를 무시하고 공식 정책 문서에선 ‘콩 음료’라는 표현을 사용하되 대중을 상대로 한 자료에는 ‘두유’를 쓰겠다고 전했다. 소비자들에겐 이미 ‘두유’가 친숙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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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두유라는 명칭을 둘러싼 논쟁은 이미 20년째 진행 중이다. 1997년 콩 식품 제조업체들은 ‘두유’라는 개념을 인정해달라며 FDA에 청원서를 내기도 했다. 반면 전국우유생산자연합(NMPF)은 두유가 유제품이 아닌 콩에서부터 추출한 물질인데도 ‘milk’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최근까지 FDA에 표준 기준을 세워달라고 압박하고 있다.

비슷한 논쟁은 유럽연합(EU)에서도 발생했다. EU의회는 최근 독일 식품업체인 토푸타운의 ‘두유’나 ‘두부 버터’, ‘식물 치즈’, 등의 상품을 두고, 우유로 만든 제품만 우유, 버터, 치즈 등의 용어를 사용할 수 있다며 상품명을 바꾸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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